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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접종 꺼리는 코로나백신…안전성 최우선[안치영의 메디컬와치]

안치영 기자I 2025.04.22 14:27:23

국내외 임신부 접종률 낮아…국내 8.4%만 접종
백신 부작용 우려·확신 부족…감염에 대한 몰이해
"비접종자와 안전성 차이 없어"…근거 지속 보강해야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신생아는 산모의 면역을 물려받아 자기 몸을 지킨다. 산모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신생아는 면역을 이어받을 수 없어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아직까진 안전하다는 근거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국가와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하다’라는 근거를 계속 만들어 임신 중 백신 접종을 꺼리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산모와 신생아를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고됐다. 임신부는 노인·만성질환자 등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큰 그룹 중 하나다. 코로나19 면역을 형성해 산모와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진과 WHO(세계보건기구) 등 전 세계 방역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질병관리청 카드뉴스 ‘임신부, 코로나19 예방접종 맞아도 되나요?’ 중 일부.(자료=질병관리청)
그러나 임신부는 임상시험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 전 세계 유행으로 백신을 긴급하게 개발해야 하는데 임신부를 임상시험 대상으로 모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임신부에 대한 백신 접종 권고가 지연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도 작용해 전 세계적으로 산모의 백신 접종률이 비임신 여성보다 낮았다.

이와 관련 미국 스미소니언 보존생물학연구소에 따르면 임신부가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가장 흔한 세 가지 이유에 대해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에 대한 두려움과 △백신 안전성에 대한 확신 부족 △임신 중 감염 위험이 크다는 인식이 낮고 임신하지 않았을 당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로 나눴다. 연구소 측은 “백신 접종에 대한 주저함은 역동적이므로 사람들이 항상 백신 접종에 대한 고정된 주저함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서도 산모의 접종률은 다른 집단보다 현저히 낮았다. 최승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현재 질병관리청)·코로나19·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 2022년 2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정상 분만을 한 20~49세 여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 동안 출산한 10만 6692명의 여성 중 8966명(8.4%)만이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그렇다면 산모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신생아 기형 등 부정적 사례가 늘어났을까. 이 기간에 출산한 신생아 중 7039명(6.6%)은 조산아였고 7658명(7.2%)은 선천적 기형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모두 그 비율이 비슷했다. 심지어 각기 다른 회사가 개발한 mRNA 간에도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백신 미접종자에 비해 조산 및 선천적 기형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으며 두 mRNA 백신 간에는 유사한 위험 수준이 관찰됐다”면서 “이 결과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임신 3개월 동안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경우 좀 더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가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무조건 안전하다’라는 결과로 귀결되어선 안 된다. 장기 관찰과 추가적인 근거 확보를 통해 백신에 대한 불신을 지속적으로 씻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승아 교수 연구팀 또한 “신생아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 결과는 태아 사망이나 임신 종료로 끝난 선천성 기형을 제외했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여러 선천성 기형의 진단은 일반적으로 생후 1년 이상의 장기간 관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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