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북촌에 뜬 패션쇼장…“AI로 가상 화보도 만들어요”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쌍꺼풀 없는 눈에 양쪽으로 곱게 넘긴 쪽머리를 한 동양풍 여성. LX하우시스의 팝업 디자인 전시 행사에 등장한 인공지능(AI) 모델이다. 건축자재 기업 LX하우시스(108670)는 자사의 벽지와 바닥재 패턴을 적용한 패션으로 서울 북촌에 체험형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이 동양풍 여성의 느낌을 살린 AI 모델로 다양한 콘셉트의 패션 화보를 찍고 이를 활용한 체험형 패션 화보 코너까지 구성했다. 이를 통해 전시의 일관성을 높이고 건자재에도 신기술을 덧댈 수 있다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17일 서울 북촌의 ‘2025 LX하우시스 트렌드십 전시’에 우주를 연상하게 만드는 ‘코스모스’ 테마의 벽지와 옷, 파우치 등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17일 서울 북촌의 ‘2025 LX하우시스 트렌드십 전시’에 들어서자 우주를 연상케 하는 ‘코스모스’ 테마의 벽지와 옷들이 시야에 가득 찼다. 보라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패턴의 벽지 앞으로 같은 패턴의 옷을 입은 마네킹, 동양풍 얼굴을 한 AI 모델 화보가 자리했다.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건자재 패턴도 영향을 받게 되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두고 확장하고 있는 우주산업을 모티브 디자인으로 제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7일 서울 북촌의 ‘2025 LX하우시스 트렌드십 전시’에 AI 모델 화보 사진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왼쪽 방으로 발길을 옮기자 같은 얼굴을 한 AI 모델이 이번에는 분홍색 꽃무늬 한복을 입고 참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조선시대 혜민서의 의녀가 현대 스트레스 치유사가 된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자연과 치유의 의미를 담아 ‘윤설’(눈), ‘윤우’(비), ‘윤서’(글)라는 이름의 캐릭터도 부여했다. 각각의 모델에 스토리를 부여해 관람객이 디자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의도했다. 안쪽 방에서 솔솔 풍기는 나무 향기는 조선시대 구옥의 느낌을 한층 강화했다.

17일 서울 북촌의 ‘2025 LX하우시스 트렌드십 전시회’ 2층에 체험형 공간이 마련돼 있다. 왼쪽 벽에는 생성형 AI에 텍스트를 입력해 만든 벽지 패턴, AI로 만든 패션 화보 등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벽돌색 철제 계단을 타고 2층 전시 공간으로 이동하자 ‘나만의 패션 화보’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AI 모델 얼굴 대신 내 모습을 적용하는 원리다. 원하는 화보 콘셉트를 선택한 뒤 체험 공간에 마련된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는다. 생성형 AI에 이 사진을 적용하면 얼굴을 화보에 어울리는 이미지로 변형한 뒤 AI 모델 얼굴 대신 적용한다. 사진 속 내 얼굴이 전시회의 메인 모델인 동양풍 AI 모델처럼 변하는 걸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관람객도 보인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3가지 콘셉트로 꾸민 2층짜리 고급 주택을 경험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체험 공간이 나왔다. VR 공간 안을 자유자재로 이동하게 해주는 조이스틱으로 가상 공간 안을 활보하며 벽지, 바닥재와 어울리는 가구 및 소품까지 둘러볼 수 있다. 1층에 마련된 우주 콘셉트, 조선시대 혜민서 콘셉트 등으로 꾸민 VR 공간은 전시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경험을 제공했다.

17일 서울 북촌의 ‘2025 LX하우시스 트렌드십 전시’에서 LX하우시스의 건자재로 꾸민 가상 주택 공간을 체험하고 있다. 화면에는 체험자가 현재 보고 있는 가상 공간이 나타난다.(사진=김세연기자)

LX하우시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옷과 패션 소품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해 브랜드 친화력을 높이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인테리어를 할 시점이 왔을 때 우리 제품을 떠올릴 수 있도록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북미 등 해외시장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은 북촌을 전시 공간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달 8일부터 진행된 트렌드십 전시는 오는 30일을 끝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