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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한국상회는 23일 오전 베이징 캠핀스키호텔에서 ‘위기와 기회의 경계-중미 전략경쟁 시대, 한국 기업의 밸런싱 전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미·중 관세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미·중 패권 전쟁과 관련해선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뿐 아니라 중국이 어떤 대외 전략을 마련하고 있고 이러한 정책 기조에 따라 어떻게 미국에 대응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연설에 나선 원중재 법무법인세종 북경사무소 수석대표는 중국의 무역 통상 전략에 대해 “2035년까지 대외개방의 새로운 패턴으로 국제 경제 협력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대외 개방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국제 규범을 수용하며 수출 중심 경제 성장을 도모했다면 산업 고도화 등을 거쳐 현재는 경제 안보와 디지털·녹색 경제를 포함한 신(新)무역방식 발전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신무역방식은 동맹국과의 공조 확대가 핵심이다. 거시적으론 신통상 의제·규범 마련에 참여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세부적으로 녹색 무역, 디지털 무역, 스마트 물류 등을 추진할 것으로 봤다.
원 수석대표는 “앞으로 미·중 패권 전쟁의 향방을 볼 때 미국 중심의 관점보다는 중국 자체 방향성, 그리고 미국이 이를 어떻게 견제하려고 하는지 시각에서 보는 것이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전략적 방향성과 관점 변화가 필요한 시대”라고 조언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백서인 한양대 교수는 “물론 (중국이) 아직은 미국과 (기술) 격차가 있고 질적인 부분 등에선 갈 길 멀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지금 티어1(1등급)에 근접할 정도로 많은 성장을 했다”면서 “중국이 과학기술이나 산업 정책에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가 중국과 협력하고 경쟁하는데 지켜봐야 할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인 딥시크가 나와 전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백 교수는 “중국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전세계가) 지금 놀란 것이 더 놀라운 상황”이었다면서 중국의 기술 개발 성과는 예고됐다고 지목했다.
백 교수는 “AI 반도체만 해도 화웨이가 어센드 910D까지 개발하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완벽하게 자립할 수 있게 된다”며 “AI 칩 시장 점유율로 보면 중국 점유율이 굉장히 낮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질적인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으니 현재 과정을 관심 있게 지속 지켜보면서 우리도 진출 및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말이다.
백 교수는 앞으로 한국 기업의 전략에 대해 “중국이 우위를 보유한 분야에서 중국 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밖 제3국에서도 중국 기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위세가 강한 지역에선 미국 및 동맹국들과 협력해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제언했다.
한국의 민·관이 함께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공조 체제를 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병국 세종 글로벌비즈니스전략센터장은 “정구와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포함한 원팀을 구성해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불확실한 시대에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전략적인 파트너십 구축도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