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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판단 시기상조…비에너지 제외시 수입 증가세"[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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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5.06.10 10:08:54

한국은행, 2025년 4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378억달러 달성 초과할 듯”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커진 것이어서 일각에선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다만 한국은행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를 제외하면 수입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 수준을 불황형 흑자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2025년 4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1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5년 4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불황형 흑자는 일반적으로 수출도 부진하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때 나타나는 것”이라며 “현재 수입 감소의 상당 부분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로, 수입 전반의 부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1~4월 누적 기준 상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으며, 수입은 2.1% 줄었다. 겉으로만 보면 수입 감소 폭이 더 크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에너지류 수입이 14.2% 급감한 반면 에너지를 제외한 비에너지 수입은 2.9%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송장비 등 자본재 중심의 수입은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송 부장은 “유가 하락의 영향을 제외하고 보면, 비에너지 수입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불황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향후 수입과 수출 흐름을 좀 더 지켜보며 불황형 흑자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은은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 됐음에도 올 상반기 전망치인 378억달러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4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9억 6000만달러다.

다음은 송재창 국장과의 일문일답.

-4월 경상수지에 미국 관세 영향이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혹은 반영됐다면 어느 부분에서 나타났는가. 또 5월 이후 관세 영향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한 전망은.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3월 철강 및 알루미늄, 4월 자동차, 5월 자동차 부품에 적용됐고, 기본 관세가 10% 부과됨에 따라서 관세 정책의 효과는 점차 나타나고 있다. 대미 수출의 경우는 조금씩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입수 가능한 동향을 보면 철강, 알루미늄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 관세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다만 그 영향은 하반기 이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철강의 경우 관세 영향 외에도 글로벌 건설 및 제조업 시황이 둔화되는 모습이 있고, 그걸 반영해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 관세 영향을 빼고서라도 부진한 상황이다. 철강의 경우 계약으로부터 수출까지 3~4개월의 시차가 있다. 그래서 그 영향은 아마도 3분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보고 있다.

자동차는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냐면, 미국 현지 공장이 신규 가동되면서 현지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재고를 활용한 판매도 있다. 지난 2개월간에는 가격 인상 없이 재고로 대응을 해서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관세 영향이 판매 가가격을 높이는 상승 요인으로 전가되면 수출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자동차 부품의 경우 4월에는 좀 증가했고 5월에는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고 있다. 앞으로 현지 생산과 판매 가격의 동향을 보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5월 경상수지 전망은 어떠한가. 또 5월 경제 전망에서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가 굉장히 크게 확대됐는데, 4월까지 누적을 봤을 때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구체적 이유는.

△5월 경상수지 전망을 하면 상품 수지의 투자 흐름이 지속할 것이고, 본원소득수지도 4월에는 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계절적 영향이 해소되면서 5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4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경상 수지 전망의 경우 지난 5월 378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4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49억 6000만달러다. 5월과 6월을 합치면 상반기 전망은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요인은 1월부터 4월까지 수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면에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상품 수입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주효하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계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배당 수입이 증가하고 있고, 이자 수익도 증가하는 모습이 배당 지급의 증가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본원 소득수지적자 규모는 예년에 비해 적자폭이 작게 나타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5월 이후에는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흐름을 이어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국제수지설명회는 관세 정책 영향으로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 경제 전망에서는 되레 전망치가 상향됐다. 2~3주 사이에 수출이나 수입 상황이 어떻게 달라져서 상향된 것인가.

△가장 큰 것은 유가의 영향이다. 유가가 작년에 비해 상당히 하락을 해 수입액이 당초 예상보다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당초 2월 경제 전망보다는, 관세 정책이 4월까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수출 항목 1~4월 누적을 보니 1년전보다 수출 감소폭보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감소폭이 더 큰 것 같다. 이를 불황형 흑자로 판단할 수 있는지 설명 부탁한다.

△상품 수지 수출은 1~4월 누적으로 0.4% 감소했고 수입은 2.1% 감소를 했다.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크면서 불황형흑자를 얘기할 수는 있으나 실상 수입 감소의 상당 부분을 보면 수입의 에너지류 감소가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에너지를 제외한 비에너지류의 수입은 2.9%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 효과를 제외하면 수입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자본재 위주로, 그러니까 반도체 및 수송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익은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다. 수입은 자본재를 위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소비재는 다소 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유가 하락의 영향을 제외하고 보면, 이것이 불황형 흑자라고 얘기하는 것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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