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5개 상급종합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이상 가나다순)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6조 20억원으로 2023년 7조 149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한 해 만에 1조 129억원의 진료비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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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진료와 수술을 감당할 전공의가 떠나면서 수술 건수도 함께 줄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9%(2만 2209건) 감소했다.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는 중증 수술에 필요한 품목이다. 특히 사용 감소 건수의 37.6%(8364건)가 빅5 병원에 해당됐다.
상급종합병원 또한 전공의 이탈 여파가 상당했다. 지난해 전체 상급종합병원 건강보험 진료비는 19조 4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빅5 병원과 마찬가지로 수술 건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방 분야는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가 컸다. 한방의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3조 9261억원으로 2023년 3조 4477억원에 비해 13.9% 늘었다. 특히 한방병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방병원은 건강보험 진료비가 2023년 6875억원에서 지난해 8199억원으로 19.3% 증가했다. 이는 첩약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율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첩약은 여러 가지 한약재를 배합해 탕약 형태로 조제한 약을 말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4월부터 첩약 건강보험 2단계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첩약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을 확대했다.
종합병원과 일반병원도 건강보험 진료비가 증가했다. 종합병원은 5.9%, 일반병원은 10.2% 증가했으며 동네 의원과 치과(치과 병원·의원 합계) 또한 각각 6.9%, 6.4% 늘었다.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감소했지만 그 외 요양급여기관의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전년 대비 3.4%(3조 8490억원) 증가한 116조 250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120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추계인구 5168만 명 기준, 국민 한 명당 한 해 232만원의 건강보험 진료비를 쓴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