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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터닉스는 지난해 3월 SK디앤디(SK D&D) 사업부의 인적분할을 거쳐 신규 출범했다. 솔라닉스1호는 SK이터닉스와 펀드와 함께 투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SK그룹의 덩치를 고려하면 20억원의 손상차손 규모는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SK이터닉스만 놓고 봤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솔라닉스1호와의 PF약정에 따른 자금보충의무까지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손실이 누적될 경우 SK이터닉스의 수익구조와 유동성에 구조적 압박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이터닉스는 솔라닉스1호에 단순 지분투자(19%)를 넘어서 장기대여금까지 제공한 상태다. 이는 단기적 투자수익을 기대한 재무적 참여를 넘어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 안정성을 일정 수준 책임지려는 성격의 자금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직접적인 지배력은 없지만 장기대여금 제공이 해당 법인의 운영 유지를 위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여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SK이터닉스는 단순 손실을 넘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 위험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 SK이터닉스는 지난해 솔라닉스 1호에 솔라파크 부여 북고 1호 등 763억원 규모 46건의 유형자산을 양도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자산양도 6건과 지위 이전 41건 등이다. 자산양도분은 126억원, 지위이전분은 638억원 등으로 자산총액 6545억원 대비 11.7%에 해당한다. SK이터닉스가 단순 투자를 넘어 프로젝트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재무적 책임을 분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SK이터닉스는 솔라닉스1호에 단순 지분투자와 대여금 제공뿐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에 따라 자금보충의무까지 부담하고 있다. 총 908억 원 규모의 PF 대출에 대해 사업비 초과나 원리금 상환 부족 시 후순위 대출 등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수 있는 만큼 손실 위험이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솔라닉스1호에 대한 지속된 손실은 SK이터닉스의 재무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SK이터닉스는 전반적인 유동성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차입부담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실제 SK이터닉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2256억원으로 전년 말 2176억원 대비 3.7% 늘었다. 순차입금은 기업의 실질적 차입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수치다. 이에 따른 자기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92.8%로 적정 수준인 30%를 3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차입금은 2759억원으로 전년 말 284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현금성자산이 같은 기간 666억원에서 503억원으로 24.5% 줄며 순차입금 부담을 키웠다. 유동비율 역시 87.3%에 그쳐 단기 유동성에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이 약 60%에 달한다는 점에서 자금보충 약정이 현실화할 경우 SK이터닉스의 유동성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편 수출입은행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태양광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2.5~3.0기가와트(GW)가 설치됐다. 올해도 2.5GW 내외가 설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