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작전, 내부서도 성공 여부 의문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현직 안보 당국 관계자 18명을 인터뷰해 이스라엘의 대이란 작전을 상세히 소개했다. ‘붉은 결혼식’과 ‘나니아’는 ‘일어서는 사자’의 하위 작전으로, 표적 간 정보를 주고 받지 않도록 표적 동시 제거가 목적이었다. 특히 핵 전문가 9명을 각기 다른 자택에서 동시 제거하는 ‘나니아’ 작전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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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인 조건도 때마침 갖춰졌다. ‘가자 전쟁’을 거치면서 이란의 대리 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힘이 약화됐다. 시리아에선 친이란 정권이 퇴출돼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시리아 영공을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게 됐다.
모사드는 드론 밀수, 네타냐후는 기만 작전
2024년 11월 이스라엘군 정보국과 이스라엘공군(IAF) 120명은 합동 회의를 열고 실제 교전이 시작되었을 때 타격으로 대상으로 삼을 인물과 시설을 결정했다. 이란 핵 전문가와 군 관계자, 핵 시설, 미사일 발사대 등 250개 이상의 제거 대상 목록이 만들어졌다.
이란 영공에서의 공중 우위 확보도 과제였다. 이스라엘 당국은 수천 개의 첩보 자료를 교차 분석해 이란 방공망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요원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폭발물을 장착할 수 있는 쿼드콥터(날개가 4개인 드론) 수백 대의 부품을 여행가방, 트럭, 해상 컨테이너 등을 이용해 이란으로 밀반입했다. 원격으로 발사할 수 있는 무기 시스템도 함께였다. 요원들은 이들 장비를 들고 이란 방공망과 미사일 기지 인근에 잠입해, 이스라엘의 작전 개시와 동시에 타격할 준비를 갖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군사 고문들은 지난 9일 나흘 뒤인 13일 공격을 개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을 예상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조만간 휴가에 돌입하고 16일엔 장남의 결혼식이 예정돼 있다고 외부에 알렸다. 네타냐후 총리의 예비 며느리조차 자신의 결혼식이 연기될 것이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은 언론에 네타냐후 총리와 도너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작전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 충돌이 있다는 내용을 흘리기 시작했다.
공중 우위 확보 위해 군수뇌부 동시 제거
‘일어서는 사자’ 작전이 시작되자 모사드가 미리 이란에 심어놓은 드론이 이란의 방공망, 이스라엘을 겨냥한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전투기가 표적으로 향했다.
‘붉은 결혼식’의 핵심은 이란 군 수뇌부를 한꺼번에 제거하는 것이었다. 즉각적인 보복 명령을 차단하고 이스라엘 전투기와 드론들이 이란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전투기가 이란을 향하는 사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지휘부가 갑작스럽게 이동했다. 이스라엘은 이 소식을 접하고 진땀을 흘렸지만 이들은 곧 다시 한 장소에 모였고, 그곳으로 폭탄이 떨어졌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붉은 결혼식’에 200대가 넘는 이스라엘 공군기가 참여했고, 전투기들은 약 100곳의 목표물에 330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했다.
그 결과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 IRGC 대공방어부대 하탐알안비야의 골람알리 라시드 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등 이란 고위 지휘관 20명 이상이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동시에 핵 전문가들의 자택에서도 폭발이 일어나 9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숨지는 ‘나니아’ 작전이 수행됐다. 여기엔 공개되지 않은 특수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나니아’ 작전으로 페레이둔 아바시, 모하마드 메흐디 테헤란치 등 이란 핵 프로그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공학이나 물리학 전문가 10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