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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바뀐 후판 협상…철강·조선사 신경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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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나 기자I 2025.06.10 10:52:53

3회 연속 후판價 내렸다가 2Q 소폭 인상 합의
중국산 후판 반덤핑 조치 이후 유통 가격 회복
원자재 가격 약세는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내 후판 유통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올해 3분기 가격 협상을 앞둔 철강사와 조선사 간의 신경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철강사와 조선사들은 올해 3분기 후판 가격 결정을 위한 준비 단계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후판은 주로 선박에 사용되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으로, 후판 가격은 매년 철강사와 조선사 간의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통상 연 2회 이뤄지던 협상이 올해에는 분기별로 진행된다.

그간 협상 결과를 살펴보면 철강업계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해왔다. 2023년 상반기 톤(t)당 100만원 수준이었던 후판 가격은 이후 세 차례 연속 인하되면서 같은 해 하반기에는 90만원대, 지난해 상반기에는 80만원대, 하반기에는 70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산 후판은 국내 제품보다 최대 20%가량 저렴해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철강사의 협상력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분기 협상에서는 t당 80만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가격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 6일 기준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92만원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반덤핑 조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지난 4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27.9~38.0%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산 수입이 줄고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곧 국내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여기에 철강사들의 실적 부진도 가격 인상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 5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며, 현대제철은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철강 수입 관세가 50%까지 확대되는 등 대외 수출 환경이 악화된 상황도 철강사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다만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은 후판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철광석은 최근 t당 96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지난 2월 연고점 109달러대에서 10% 넘게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제철용 원료탄 또한 t당 190달러대에서 180달러대로 낮아졌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무역 장벽 강화로 철강 수요가 줄고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 협상에서 조선사가 한발 양보한 측면이 있다”며 “철강사들은 추가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시장 가격이 이를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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