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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빼고 다 모여라' 반명 빅텐트론 그리는 국민의힘

박종화 기자I 2025.04.15 14:49:48

홍준표 "반명 텐트 만들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반명까지 아우르는 ''그랜드텐트'' 주장도
경선 후 단일화론에 한동훈 "당 우스워진다"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대선 경선전을 앞둔 국민의힘에서 ‘반(反)이재명(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빅텐트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내 대선 주자들은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할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경선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의원.(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이재명 텐트를 만들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 당의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 중심으로 개혁신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들도 반이재명 연대를 같이 해야 이걸(이 전 대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내 또 다른 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 나와서 조금씩 다 나눠 먹으면 이재명 후보가 쉽게 당선되는 것”이라며 반명(반이재명) 빅텐트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선 경선 입후보를 마무리한다. 이후 다음 날 1차 경선 대상 후보를 발표하는 등 빠른 속도로 경선을 진행한다.

한덕수·유승민에 이낙연까지 빅텐트 연대 거론

경선 초입부터 빅텐트론이 끊이지 않는 건 이재명 전 대표와 일대일로 붙어선 대선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 탓이다. 리얼미터가 9~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국민의힘 주자들은 최소 26%포인트 넘는 차이로 이 전 대표에 뒤처졌다.

여기에 구여권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 가운데서도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입후보하지 않은 채 대행직을 유지하고 있다. 친윤계(친윤석열계) 일각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무소속이나 제3세력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빅텐트를 꾸려 이들을 반명 전선에 끌어들인다면 이 전 대표에 맞설 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처럼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누릴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유 전 의원·한 대행·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보수진영 주자뿐 아니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 등 구야권 반명 주자까지 빅텐트에 함께할 파트너로 꼽는 이유다.

국민의힘 내에서 ‘한덕수 차출론’을 밀고 있는 박수영 의원은 이날 “단 1~2%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범보수 후보 또는 반명 연대라고 하는 그랜드 텐트를 만들어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고문 측은 부인했지만 박 의원은 이 고문이 단일화 제안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국힘 경선, ‘예선의 예선’ 퇴색될 우려도

문제는 경선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빅텐트론이 확산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이 ‘예선의 예선’으로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경선 후 단일화에 관해 “이건(당 경선) 예선으로 만들고,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본선은 이것(단일화)이라고 어떻게 정할 수 있겠느냐”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이라는 당 자체가 대단히 우스워진다”고 꼬집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 대행 출마에 관해 “추가적인 출마설 언급은 국민의힘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의 중요한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경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통해 확정된 후보가 빅텐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미지수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 대선 후보자는 선거일까지 모든 당무에 대해 우선적인 권한을 갖는다. 후보 단일화·연대 여부도 후보의 결심에 달렸다는 뜻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반명 연대를 하더라도 중도층 표는 크게 움직일 수 없다”며 “효과가 없다면 반명 연대를 이루긴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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