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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中저가공세·내수침체…삼중고 빠진 韓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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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나 기자I 2025.05.27 18:10:50

6월 열연강판 반덤핑 예비판정..中 막판 밀어내기 급증
美 쿼터제 폐지로 경쟁 치열..日, US스틸 인수도 변수
내수시장 침체로 철근 수요 급감..동국제강 셧다운 결정
전문가들 "고부가로 사업재편..전기료 감면 등 지원 필요"

[이데일리 하지나 김은경 기자]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철근 수요가 급감하자, 현대제철에 이어 동국제강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을 한 달간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오랫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료 감면 등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통해 철강 시장의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덤핑 관세 앞두고 中물량 밀어내기 가속화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은 22만 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9만1000톤으로 급감했던 수입량이 2월 12만8000톤, 3월 15만2000톤으로 매달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수입 급증은 이르면 오는 6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열연강판 반덤핑 예비판정을 앞두고, 중국산 제품의 막판 물량 밀어내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수입산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70만원대 중후반에 거래되면서, 80만원 초반대에 형성된 국내산 제품 대비 약 10%의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더불어 미국이 지난 3월부터 무관세 쿼터제를 폐지하고 모든 철강 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철강 수출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 장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업체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전기료 감면·관급재 조기 발주 등 지원 필요

철근의 경우 국내 생산량이 2021년 1041만2000톤(t)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779만7000톤으로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수요가 1028만4000톤에서 756만 톤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철근의 경우 내수 시장, 그중에서도 건설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조9000억원(12.2%)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 4분기(-17.7%)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동국제강은 결국 한달간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공장 가동률을 60%까지 낮춘 데 이어 올해 초 다시 50%로 줄였지만, 건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초강수를 둔 것이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4월 한 달간 인천 공장에서 철근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70만원 초반대에 불과한데, 생산원가를 고려하면 최소한 70만원 후반대는 돼야한다”며 “지금처럼 낮은 가격에선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철강산업 또한 장기적으로 고부가제품 위주로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 실장은 “후판처럼 가격 경쟁이 치열한 범용재와 달리 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군은 미국 시장에서 선방할 가능성이 크다”며 “1~4월 대미 철강수출도 열연강판은 전년대비 27.0% 감소한 반면 석도강판은 29.2% 늘어나는 등 품목별로 차이가 나타났다”고 했다.

전기료 감면 등 직접적인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산업 전력 개념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한시적이라도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큰 물량은 아니더라도 정부가 관급재를 조기 발주해주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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