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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봉쇄 준비 끝"…시진핑 전략은

양지윤 기자I 2025.03.24 15:42:14

WSJ "중국, 대만 봉쇄 5단계 시나리오"
공습 시작으로 사이버 고립하 마지막 단계
중국, 대만행 에너지 연료·식량 운반선 억류 가능성도
"봉쇄나 침공보다 검역 통해 압박 먼저"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군대가 대만을 봉쇄해 굴복시킬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일 대만 이란에서 열린 대만 해군의 대중 공개 행사에서 군 의장대가 대만 국기를 정비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이 최근 실시한 워게임에 참여한 인사와 미국 및 대만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제시한 시나리오는 ‘공습-포위망 구축-중국 해경의 공백 메우기-외부와 분리-사이버 고립화’ 등 크게 5단계로 나뉜다고 보도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선 중국은 전투기와 헬기, 드론을 대거 투입해 대만의 군사시설과 항구, 공항, 에너지 등 인프라에 대한 공습으로 대만과 외부 세계의 차단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단계는 봉쇄선 구축이다. 중국 공군은 전투기 약 1900대, 폭격기 50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만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도 3000기 이상 보유하고 있다. 중국 군함들은 대만의 대함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유지하며 대만 주위를 포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J-15 함재기가 탑재된 중국 항공모함 전단은 대만 남동쪽에 배치돼 미군 등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70척 이상의 군함을 갖고 있으며 중국 해군이 이미 작전에 돌입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또 59척의 잠수함 함대 중 핵추진 탄도 미사일 잠수함 6척을 모두 대만 해군과 직접 충돌할 수 있는 사령부에 배치한 상태다.

세번째 단계는 중국 해경의 격차 메우기다. 중국 해안경비대 경비선들도 출동해 전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대만을 완전 포위했다고 주장하며 대만 주변에 하트 모양의 대형으로 선박이 배치된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작년 12월 훈련에서 90척 이상의 해군 함정과 해안 경비대를 배치하고, 수 천명의 병력을 동원했다고 대만 관리들은 전했다. 해당 선박들은 대만 주변과 한국·일본 주변 해역, 남중국해에서 포착된 바 있다.

중국 잠수함들은 상선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대만 주요 항구에 기뢰를 매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화물선들은 대만 해저케이블 훼손에 동원될 수 있다. 올해 초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대만이 중국의 의심 선박을 억류한 바 있다.

마지막 단계인 사이버 전쟁 역시 중국의 봉쇄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당국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할 때마다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으며, 봉쇄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만과 해외를 연결하는 해저 광케이블이 몇 차례 절단된 사례도 대만의 인터넷 연결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만 봉쇄는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마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가장 강력한 군사적 옵션이다. 대만 섬을 포위해 세계와 단절시켜 대만의 항복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WSJ는 중국의 이같은 시도는 세계적인 위기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도발에 응전하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도 중국에 대한 징벌적 제재를 부과하도록 만드는 한편 세계 무역에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이 실제 봉쇄에 나설 경우 대만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은 전체 에너지의 96%를 외국산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식량도 약 70%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이 점을 노리고 대만으로 향하는 선박들에 대한 새로운 검사 규정을 발표해 에너지 원료와 식량을 수송하는 선박들을 억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니 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 고문은 “미국과 대만은 중국이 원한다면 지금 대만을 격리하거나 봉쇄할 수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군사 전문가 대부분은 중국군의 상륙 작전 준비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해안의 절벽과 갯벌 등 자연 조건상 상륙 작전이 쉽지 않고 대만군의 맹렬한 응전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대만 방어에 나설 수 있다. 중국이 실제 대만 봉쇄 작전에 나설 것인지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 황충팅 연구원은 “봉쇄와 관련한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는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미국의 고립주의”라고 우려했다.

린 고문을 비롯한 군사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봉쇄나 침공보다는 검역을 통한 압박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는 동시에 중국이 해상에서 새로운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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