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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과 단일화에 합의하며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냈다. 이날 발언은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가운데, 당선을 도왔던 정치적 책임을 선제적으로 풀어가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출마 선언에서 안 의원은 대통령 후보로서의 다섯 가지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과학자 리더십을 통한 국민 통합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중대선거구제 추진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도약 △연금·교육·노동·의료·공공 등 5대 개혁 완수 △대외 초격변 시대에 맞춘 외교·안보·경제안보 3축 혁신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맞대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 갈등에는 정쟁을 유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며 “안철수만큼 민주당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이재명에 승리할 수 있는 후보인 저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대선과 개헌 동시 투표’ 구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선일인 6월 30일까지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개헌안에 합의하고 국민투표까지 치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의원의 중도 확장성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여권 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한 질문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나왔다. 안 의원은 중도 소구력과 지지율 부진 지적에 대해 “중도의 대표적인 2030 모두에서 이재명 대표를 이긴 적이 있다”며 “또한 당내 탄핵 찬성·반대에 따른 분열도 해소되고 있어 ‘이재명만은 안 된다’는 마음들로 뭉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저는 3당 정치를 10년 동안 한 사람”이라며 “정치를 편하게 하려 했으면 큰 당에 입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김 이래 38석이라는 최대 3당을 만든 정치력을 발휘한 사람도 이기기 힘든 구도”라며 “지금은 거대 양당에 속한 만큼 중도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 의원을 시작으로 여권 내 주요 대권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같은 날 대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전격 사퇴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1일 대구시장직을 내려놓은 뒤, 14일 여의도 인근 빌딩에서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출마 시점을 두고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으며, 이번 주 안에 출마 선언식을 열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