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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광산기업 ‘아클라라 리소시스(Aclara Resources)’는 브라질 노바로마 인근에 희토류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이 광물들의 행선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조만간 미국 내 신규 정제공장으로 보낼 계획으로 공장 부지는 올 8월 확정될 예정이다.
아클라라는 독일 자석 제조업체 ‘VAC’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VAC는 미 국방부의 9400만 달러 자금 지원을 받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자석 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은 미국 자동차업체 GM 등 미국 내 대형 제조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라몬 바루아 아클라라 대표는 “희토류 수요는 지금 ‘쓰나미’ 수준”이라며 “우리는 환경 친화적인 채굴 방식을 앞세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라질은 약 2100만 톤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미국의 10배 이상에 달한다. 특히 전기차 모터 내 고온에서도 자성을 유지시켜주는 디스프로슘, 터븀 등의 중(重)희토류도 풍부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브라질은 복잡한 광업 규제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부담으로 희토류 산업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실제 브라질에서 채굴·정제 비용은 중국의 약 3배 수준이며, 이를 감수하고라도 거래하려는 구매자들은 한정적이다.
미국과 유럽은 이에 대응해 자국 내 정제 설비 구축을 강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당시 2020년 외국산 핵심 광물 의존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재임 후에도 희토류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핵심 원자재의 40% 이상을 역내에서 처리하고 중국 등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클라라는 브라질 현지에서 초기 정제 단계까지 진행해 ‘희토류 탄산염’ 형태로 미국에 수출한 뒤 현지 공장에서 이를 각 원소별로 분리해 정제할 계획이다.
아클라라는 환경 측면에서도 중국과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중국은 일반적으로 점토층에 구멍을 뚫고 황산암모늄 용액을 주입해 희토류를 추출하지만, 이 방식은 토양과 수질 오염 우려가 크다. 반면 아클라라는 최대 30m 깊이까지 점토를 파내 공장으로 옮긴 뒤 물로 세척하고 남은 점토를 다시 원위치에 되돌려 놓는 방식으로 댐 붕괴와 같은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희토류 분야 전문 애널리스트인 존 하이카위는 “아클라라는 채굴부터 정제, 환경 안전까지 중국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브라질이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정부도 희토류 매장지 탐사와 함께 기존 광산의 폐기물 속 희토류 추출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실베이라 브라질 광업·에너지부 장관은 “세계적인 수요 급증 속에 브라질은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