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블룸버그 등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 후저우 카이진, 파나소닉 글로벌 중국 법인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자국으로부터 최대 721%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저우 카이진은 글로벌 음극재 시장 점유율 5위 업체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로 꼽힌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이에 상응하는 상계관세 예비 판정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은 중국의 덤핑 혐의에 대한 조사도 별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올해 말에 중국산 배터리 핵심부품에 대한 상계관세와 반덤핑관세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미국 흑연 업체들의 청원에 따라 이뤄졌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이 국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등에 업고 저가에 제품을 밀어내 시장을 교란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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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11위(2만7200t)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6위에서 2021년 8위, 2022년·2023년 10위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중국 음극재는 포스코퓨처엠 제품 대비 40~50% 저렴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예정대로 확정되면 포스코퓨처엠이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이 중국을 전기차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탈중국’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 음극재를 포함해 총 8만여t의 음극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휴전을 선언하는 등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한 변수가 남아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수혜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광물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659억원에서 2023년 359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41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음극재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0%대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를 본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버티려면 생산 보조금이 절실하다”며 “새 정부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같은 직접환급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