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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온빛채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제로에너지 건축물(ZEB) 3등급을 구현한 행복주택이다. SH공사가 발주해 태영건설, 동부건설, 우미건설이 공사한 6개동, 697가구 규모로 최근 입주를 시작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생산하는 에너지를 합쳐 에너지 사용량이 ‘제로(0)’가 되는 건축물을 지향한다.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등급(100% 이상)에서 5등급(20∼40% 미만)으로 등급을 나눈다. 고덕 온빛채는 500가구 이상 중·고층 규모 공동주택으로는 국내 최초로 ZEB 3등급 인증을 취득해 에너지 자립률을 60% 이상 확보했다.
SH공사는 아파트단지 내 문을 연 홍보관에서 고덕 온빛채에 적용된 기술인 패시브 기술과 액티브 기술의 적용 원리 및 구현 방식을 설명하고 있었다.
패시브 기술은 단열성능을 강화해 에너지 낭비 예방을 중점에 두는 설계기법으로 △건물 배치 △고성능 창호의 단열성능 강화 △창면적비 최적화 등이 해당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고덕 온빛채는 벽 바깥쪽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식의 외단열로 시공됐으며 고단열, 고기밀 제품을 사용해 건물 틈새를 막아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액티브 기술은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공급하는 것이다.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장치를 비롯해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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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관 옆 목업룸에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 건축자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3중 창호인 로이삼중유리를 사용했으며 열손실을 줄이기 위한 창호 사이에 외부 블라인드도 설치했다. 통상 아파트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2중 창호와 비교해 3중 창호는 겨울철 내부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주고 여름엔 외부열이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건 단열재와 창호였다. 실제 냉난방 에너지 낭비를 막는 설계기술 및 제품을 입주 전 체험해볼 수 있어서다. 고덕 온빛채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목업룸에 구현된 실제 창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으며 삼중 유리를 보고 어떻게 열손실량을 줄일 수 있는지 궁금증을 해소하고 간다”며 “아무래도 매년 냉난방비가 상승하는 만큼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에너지 생산과 절감 기술로 고덕 온빛채는 일반 공동주택과 비교해 가구(전용 39㎡ 기준)당 전기 및 냉난방 비용을 월간 약 2만 2000원(34%) 절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청년·신혼부부를 비롯한 입주민들의 주거 비용을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선 이달부터 민간아파트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설계 인증이 의무화하는 만큼 SH공사의 이 아파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공 건축물에 한해서만 ZEB 5등급 인증이 의무였지만 민간이 짓는 아파트에도 5등급 수준에 준하는 설계 기준이 요구된다. 하지만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창호, 태양광 설비 등이 필요해 공사비 및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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