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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쓰레기 생리대·기저귀' 파문...국내 유통 가능성은?

홍수현 기자I 2025.03.17 16:26:00

CCTV보도, 위생용품 부격적 판정 폐기물 재포장
불결한 환경에서 손으로 탁탁
‘항균’ ‘의료 등급 인증’ ‘무균 생산’ 등 허위판매
식약처 "국내 미등록 업체...수입 제품 없어"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폐기 처리된 유명 브랜드의 생리대와 기저귀를 새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한 업체가 중국에서 적발돼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국내 유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국내엔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업체 창고에 지저분하게 관리된 생리대와 기저귀 등이 널브러져 있다. (출처=CCTV 캡처)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현지 언론에 보도된 중국 업체가 국내에 등록된 업체도 아닐뿐더러 수입된 제품 역시 없다고 밝혔다.

기저귀, 생리대와 같은 위생용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수입업 신고를 해야 한다. 또한 수입 품목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한 의약외품을 수입하려면 해외 제조소 등록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제품의 경우 국내에 수입된 물량도 없고, 해외 제조소로 등록된 업체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중앙TV(CCTV)는 지난 15일 방영한 ‘3·15 완후이(저녁 특집 방송)’에서 동부 산둥성 지닝시의 한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저품질 생리대와 기저귀를 대량으로 유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는 위생용품 제조업체들이 생산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폐기한 제품을 대량 매입한 후 재포장해 ‘2등 제품’으로 판매했다.

업체는 폐기물 기저귀와 생리대를 톤당 5만~28만 원에 매입한 뒤, 재포장을 거쳐 많게는 30배 가까운 폭리를 취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창고 내부는 충격적이었다. 위생적 관리 없이 널브러진 생리대와 기저귀, 맨손으로 제품을 다루는 작업자들, 소독 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환경 등이 포착됐다.

업체는 여러 톤 단위로 들어오는 산업 폐기물 중 비교적 온전한 편인 기저귀와 생리대를 선별한다. 중국 10위 내 생리대 업체인 ‘즈요우뎬’이나 유명 유아용품 업체인 ‘마이쿠쿠’의 상표도 잠입한 카메라에 포착됐다. 비위생적인 탁자 위에 옮겨진 폐기물들은 직원이 하나하나 두들겨 푹신한 상태로 되돌린 후 새 포장지에 채워 밀봉한다. 이 과정에 위생 및 살균 장비는 하나도 없었다.

중국 업체 창고에 지저분하게 관리된 생리대와 기저귀 등이 널브러져 있다. (출처=CCTV 캡처)
업체 대표 류모씨는 “국내 시장에서 모든 상장사는 우리와 연결돼 있다”라며 유통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했다.

CCTV는 여행용으로 판매되는 일회용 속옷도 멸균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허난성 상추시의 한 업체에서는 노동자들이 오염 제거제를 뿌린 후 마치 멸균 처리를 한 것처럼 속여 제품을 출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 제품들은 온라인 마켓에서 ‘항균’ ‘의료 등급 인증’ ‘무균 생산’ 등의 홍보 문구를 내세우며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숏폼 영상을 통한 마케팅이 성행하며 한 달에 10만개 가까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리퍼 생리대·기저귀’로 만들지조차 못한 폐기물은 분해되어 재활용 원료가 된다. 담뱃갑과 마스크 등 각종 쓰레기와 뒤섞인 생리대 및 기저귀 폐기물은 분해 과정을 거쳐 목재 펄프와 고흡수성 수지로 생산됐다. 중국 내 법규에 따르면 재활용 원료를 일회용 위생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업체 대표는 “재활용 소재가 시장의 고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며 다시 위생 제품 제조에 사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장쑤성과 광둥성에서는 비위생적인 냉동 새우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장면이 공개됐다.

방송에서 언급된 유명 생리대·기저귀 업체들은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즈요우뎬’은 “불량 원자재의 불법 재활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폐기물이 업계 표준에 따라 파기되도록 처리 과정을 엄격히 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피’와 ‘촨몐스다이’는 각각 “해당 회사는 우리 회사와 협력 관계가 없으며, 어떤 허가나 공급도 한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방송 이후 지닝시 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시장 감독, 보건 담당, 공안 등으로 구성된 합동 팀을 구성해 수사에 들어갔다. 당국은 실제 판매 금액에 따라 해당 행위와 관련된 이들이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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