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내수 10~30% 가격 내려…中 전기차 연쇄 인하
4월 중국 내 전기차 할인율 17%…작년보다 두 배 뛰어
"중국 전기차 브랜드 글로벌 진출 내부 리스크로 작용"
HEV·EREV 라인업 갖춘 현대차…"수익성 동반 성장 가능"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인 중국에서 현지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최신 모델까지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중국 내 경쟁사들도 덩달아 가격을 내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따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 등 경쟁사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 25일 22개 모델의 프로모션을 시작하며 최대 5만3000위안(약 1009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모델별로 13~34%가량 가격을 내렸다. 여기에는 BYD가 자랑하는 자율주행 기술 ‘천신지안(天神之眼)’을 적용한 신모델도 포함돼 있다. BYD는 연초 가격 인하에는 ‘천신지안’ 적용 제품은 포함하지 않았다.
 | BYD 아토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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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분기 BYD의 판매 부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BYD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550만대로 잡았지만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38만여대에 그쳤다. 판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파격 가격인하 발표 이후 BYD 주가는 지난 5일간 9%가량 빠졌다.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서 BYD는 지난 23일 장중 한때 415.64위안까지 뛰었다가 405.00위안에 마감했다. 이후 26일 381.06위안, 27일 372.47위안, 28일에는 360위안대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지리, 샤오펑 등 경쟁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7%가량 하락했다.
BYD의 가격 인하 전에도 립모터, IM모터스 등도 가격을 내렸다. 실제 중국 전기차 할인율은 올해 들어 작년의 곱절로 뛴 상태다. JP모건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 할인율은 작년 평균 8.3%에서 올해 3월 16.3%, 4월 16.8%로 껑충 뛰었다. 이에 1위 BYD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전체 업계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내 50여개 전기차 업체 중 실제 수익을 내는 곳은 BYD, 세레스(Seres) 정도가 꼽힌다.
 |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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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의 수익성 저하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기아 등 친환경차 라인업 대비가 잘 돼 있는 업체들이 수익성을 동시에 챙기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판매가격과 시장점유율 상승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현재 팰리세이드, 싼타페, 쏘렌토, 카니발 등으로 포진한 하이브리드차는 지난달 기준 판매 비중이 전체의 16%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유럽시장의 전기차 점유율 상승을 바탕으로 신차 EV4에 이어 PV5까지 내년 라인업을 대비해 놓은 상태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수익성 저하에 따른 장악력 둔화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며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 하이브리드에 이어 2026년부터 시장성이 높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양산으로 친환경차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네시스 같은 고가 라인업 EREV 출시는 수익성도 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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