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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SK오션플랜트가 신규 해외 지사 사명에 고성을 사용한 이유를 두고 매각을 고려한 사전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굳이 사명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은 SK를 제외할 이유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SK오션플랜트의 모기업 SK에코플랜트는 대형 사모펀드(PEF) 등 인수 후보군과 접촉해 SK오션플랜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각 작업이 법인 설립 시점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함께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SK오션플랜트의 매각가로는 약 5000억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통상 대기업 집단 계열사들은 합작회사가 아닌 이상 지사 설립 시 시너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브랜드를 통일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해외 지사에서 독립적인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SK그룹 차원에서 SK오션플랜트를 장기적으로 품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브랜드 사용 로열티는 국내 대형 그룹 지주사들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다. 지주사가 상표권에 대한 권리를 갖고 해당 브랜드 사용에 대한 대가로 계열사들이 매출 일부를 로열티를 지급하는 식이다.
또 매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수자가 그룹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독립적인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SK오션플랜트 매각 시 새로운 투자자가 수월하게 사업을 인수·운영할 수 있도록 고성이라는 사명을 선제적으로 사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매각을 고려한 만큼 효율적인 신규 법인 설립 차원에서 로열티 계약을 생략한 결과로 해석된다”며 “SK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은 만큼 향후 발생할 로열티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K오션플랜트 관계자는 “해외법인 설립은 향후 부유체 시장 확장 등에 대비해 해외 제작처 확보 등을 위한 교두보 마련의 성격으로 지분 매각과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며 “SK 사명 사용 역시 사업적 판단에 의해 결정하는 사안으로 지분 매각과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