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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SK오션플랜트가 자회사 사명서 'SK' 지운 이유

이건엄 기자I 2025.03.19 17:42:51

SK오션플랜트, 중국·베트남 지사 사명에 SK 대신 고성
로열티 부담 경감 및 효율적 법인 설립 위해 통일성 포기
지난해부터 매각 위해 모건스탠리와 다수 PEF 접촉 중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SK오션플랜트(100090)가 신규 출자한 자회사 사명에 SK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SK오션플랜트에 대한 매각을 고려하고 있었던 만큼 브랜드 사용료 절감과 법인 설립 절차 간소화 차원에서 SK를 의도적으로 지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SK오션플랜트 2야드 전경. (사진=SK오션플랜트)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강화를 위해 중국과 베트남에 법인을 세웠다. 이들 기업들은 사명에 SK 대신 SK오션플랜트 본사가 위치한 고성을 사용했다. 세부적으로는 고성 오션플랜트(중국)과 고성 오션플랜트 비나(베트남) 등이다.

시장에서는 SK오션플랜트가 신규 해외 지사 사명에 고성을 사용한 이유를 두고 매각을 고려한 사전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굳이 사명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은 SK를 제외할 이유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SK오션플랜트의 모기업 SK에코플랜트는 대형 사모펀드(PEF) 등 인수 후보군과 접촉해 SK오션플랜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각 작업이 법인 설립 시점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함께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SK오션플랜트의 매각가로는 약 5000억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통상 대기업 집단 계열사들은 합작회사가 아닌 이상 지사 설립 시 시너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브랜드를 통일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해외 지사에서 독립적인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SK그룹 차원에서 SK오션플랜트를 장기적으로 품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성이라는 새로운 사명 사용이 SK오션플랜트 매각을 고려한 조치라면 SK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점은 상당하다. 법인 설립 과정에 추가되는 브랜드 사용 계약을 생략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사용 로열티는 국내 대형 그룹 지주사들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다. 지주사가 상표권에 대한 권리를 갖고 해당 브랜드 사용에 대한 대가로 계열사들이 매출 일부를 로열티를 지급하는 식이다.

또 매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수자가 그룹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독립적인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SK오션플랜트 매각 시 새로운 투자자가 수월하게 사업을 인수·운영할 수 있도록 고성이라는 사명을 선제적으로 사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매각을 고려한 만큼 효율적인 신규 법인 설립 차원에서 로열티 계약을 생략한 결과로 해석된다”며 “SK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은 만큼 향후 발생할 로열티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K오션플랜트 관계자는 “해외법인 설립은 향후 부유체 시장 확장 등에 대비해 해외 제작처 확보 등을 위한 교두보 마련의 성격으로 지분 매각과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며 “SK 사명 사용 역시 사업적 판단에 의해 결정하는 사안으로 지분 매각과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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