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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철(59) 씨는 “대법원장이 소송규칙을 개정할 때부터 불안했는데, 결국 대형 사고를 쳤다”면서 “(법원이) 불안정한 시기에 대형 사고를 쳤다”고 화를 냈다. 60대 김주용 씨도 이는 ‘선거 개입’이라면서 “90퍼센트 지지받는 정치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다니 대법원 자격이 없다”고 말을 보탰다.
선고가 내려지기 전인 오후 3시까지만 해도 대법원 앞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파란색 풍선을 든 이재명 지지자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로 판결을 기다렸다. 신 나는 노래에 맞춰서 덩실덩실 춤추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지지자는 무죄 판결을 확신하는 듯 “이재명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을 쓰기도 했다.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지 9일 만에 상고심 결과가 나오다 보니 무죄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을 품고 온 것이다.
이재명 측 지지자들은 무죄가 당연한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김경련(55)씨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재판받는 건데, 이재명 후보님이 정치 인생을 이렇게 끝내면 안 된다. 이재명을 죽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종진(51)씨는 “죄가 안 되는 걸 가지고 여기까지 온 게 문제다. 대법원에서 확실하게 (무죄를) 결론지어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반해 ‘반이재명’을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 40여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명 지지자들이 선고 결과가 나오자마자 짐을 싼 것과 달리, 반이재명 측은 들떠 집회 장소를 뜨지 못했다. 선고가 나오자마자 이들은 우산을 쓰는 것도 잊은 채 얼싸안고 엉엉 울었다. 김순웅(78) 씨는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이 한 국가의 대통령 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문제였다”면서 “우리 정치가 좋아질 수 있는 첫걸음인 거 같다”며 환호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일대 혼란을 막고자 청사 주출입문 앞에 차벽을 세워뒀다.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고 보안 검색도 강화해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다만 이날 이재명 지지자들이 빠르게 흩어지면서 현재까지 일대 혼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