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쿠웨이트타임즈 등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KPC의 자회사 PIC는 지난 25일 중국 완화케미칼그룹과 전략적 합작 투자에 따른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PIC는 완화케미칼의 100% 자회사 지분 25%를 6억38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PIC는 완화케미칼의 프로필렌 옥사이드(PO)와 아크릴산 등의 제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국왕 셰이크 나와프 알 아마드 알 사바는 “이번 계약은 쿠웨이트의 중국 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투자이자 양국 간 지속적인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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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지난해부터 PIC와 여수 NCC 2공장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해 왔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범용 석유화학 시황이 악화하자 지분 매각을 통해 신사업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이 2조6000억원을 투자한 NCC 2공장은 나프타를 열분해해 기초유분인 에틸렌을 연간 80만톤(t)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전체 지분 매각 시 약 3조원에 달하는 대형 매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양측은 지분율과 가격 차이 등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석유화학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쿠웨이트 측이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결정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쿠웨이트 측에서 이번 중국 업체와의 계약과 별개로 LG화학과 추가 지분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쿠웨이트와 JV 설립 무산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여전히 검토 중인 옵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웨이트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LG화학의 범용 석유화학 구조조정 전략은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LG화학은 NCC 2공장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고부가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LG화학은 고부가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나 자금 조달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사업 경쟁력 저하로 설비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나프타(납사)를 직접 확보할 수 있는 중동이 아닌 국내 석유화학 기업 간에 설비를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안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닌 업체별 자구안 마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여서 실효성이 높지 않다”며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를 살려낼 강도 높은 구조 재편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