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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는 지난해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페인 세비야로 향하던 에어버스 A321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기내에는 승객 199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205명이 탑승해 있었다.
조종실에는 40대 기장과 30대 부기장이 함께 탑승하고 있었는데, 기장은 착륙 30분 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부기장은 기장이 화장실에 갈 동안 조종석에 남았다.
그런데 화장실에 다녀온 기장이 다시 조종석으로 돌아오기 위해 문을 열자, 안에서 잠긴 문이 열리지 않았다. 조종실은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강제로 문을 열 수 없는데, 기장은 여러 차례 부기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조종석 내에서는 아무런 반응이나 움직임이 없었다고 한다.
다급해진 기장은 비상 접근 코드를 입력해 조종실 진입을 시도했다. 그 순간 부기장이 내부에서 수동으로 문을 열었다. 부기장은 창백한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부기장은 기장이 자리를 비운 지 불과 몇 분 만에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부기장이 기절한 사이 조종석은 약 10분 간 무인 상태에 있었다. 다행히 자동 조종 장치가 작동 중이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기장은 마침 비행기에 타고 있던 의사 승객의 도움을 받아 ‘심장 질환 가능성’ 진단을 받았다. 결국 기장은 원래 목적지였던 세비야 대신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으로 항로를 변경해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 항공기는 무사히 착륙했고, 부기장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사들은 부기장의 상태에 대해 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발작 장애라고 결론 내렸다.
루프트한자 측은 독일 DPA통신에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자사 비행 안전 부서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