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물가 역시 외식,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진 탓에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일제히 올랐다. 특히 세종과 강원, 전북 등은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른 탓에 전국 평균 물가 상승률(2.1%)을 웃도는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출도 기저효과 속 2.1% 줄어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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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통계청의 ‘2025년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의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부산(4.7%), 경남(4.6%) 등 12개 시도에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제주(-7.0%)와 대전(-2.9%) 등 5개 시도에선 감소했다.
앞서 소매판매는 지난해 4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후 지난 1분기에는 보합세를 보이며 마이너스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부진을 떨쳐내진 못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는 전기차 신차 보조금, 최신형 스마트폰 출시 등 일부 재화 소비가 늘어날 수 있던 배경이 있었지만, 일시적인 요인이었던 만큼 추세적인 반등을 예견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짚었다.
건설수주는 지난 1분기 전국에서 기계 설치, 발전·송전 등의 수주가 줄어들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다. 건설수주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1분기(-10.4%) 이후 4개 분기만의 일이다. 지역별로는 세종(361.7%), 충북(266.1%), 서울(86.0%) 등에서 주택 수주가 늘었지만, 이를 제외한 11개 시도에서는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 수주는 건설기성(건설투자)의 선행 지표로, 앞으로도 건설업 투자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의 경우 부문별로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고, 서비스업 생산은 0.4% 늘었다. 지역별로는 광공업 생산은 11개 시도에서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14개 시도에서 감소해 감소한 지역이 더 많았다.
강원(-12.2%), 세종(-6.6%), 대구(-5.2%) 등에서는 전기·가스업, 식료품, 기타 기계장비 등의 생산이 줄었지만, 경기(8.8%)와 광주(6.0%), 대전(5.7%) 등에서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전기장비 등의 생산이 늘어 전체 광공업 생산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출까지 주춤…복병 된 외식물가에 전국 물가↑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수출도 기타 석유제품(-22.2%), 기타 일반기계류(-12.1%) 등이 줄어들며 전국적으로 2.1% 줄어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전남(-19.3%), 대구(-16.6%) 등 10개 시도에서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2023년 3분기(-9.7%) 이후 6개 분기만의 일이다.
다만 제주(45.3%)에서는 기타 일반 기계류 등의 수출이 늘어나고, 충북(9.0%)은 메모리 반도체, 대전(8.9%)은 기타 일반기계류 등 수출이 늘어난 덕에 7개 시도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1분기는 아직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화되지는 않았던 시기로, 기저효과의 영향이 더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분기 소비자물가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올랐다. 특히 외식, 외식 제외 개인 서비스 물가 등이 올라 전국 평균 물가는 2.1%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0% 올라 전체 물가 오름폭을 상회했으며, 지난해 1분기(3.8%)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일상 속 부담을 키운 주범이 됐다.
물가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밑돈 곳은 울산(1.9%), 제주(1.6%) 등 전국에서 7곳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세종(2.6%)과 강원(2.3%), 전북(2.3%)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는데, 해당 지역에서는 외식과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 제외 개인 서비스, 석유류 등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