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1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 자리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8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다수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빚어진 데 따른 행보로, 인근 피해 지역 주민들과의 직접 만남과 보상도 함께 약속했다.
|
먼저 주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 자체에서 조사한 사고 원인을 묻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현재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말씀은 못 드린다는 점 양해 바란다”면서도, 비용절감에 따른 사고였다는 점에선 선을 그었다.
특히 조사 결과에 따라 재시공 등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선 이번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사고 이후 열흘만인 이달 10일 경기도 평택시 화양도시개발구역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재차 빚어진 데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주 대표는 “지금까지 해왔던 상투적인 조사가 아닌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근원적인 변화를 통해 안전사고가 없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 주민들도 직접 만나보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현재까지 주 대표와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타가 이어지면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도로공사 함께 전날까지 총 8차례에 걸쳐 해당 지역 주민설명회를 실시하고 피해 상황 추산에 나선 상황으로, 주 대표는 이에 더해 “미흡한 점이 많았다. 성심성의껏 할 도리를 다하겠다”며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사고 당시 협력사의 현장 대형크레인 운전자가 교체된 배경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당초 시행계획서상 운전자는 A씨로 기재돼 있지만 최근 병가를 내면서 사고 당일 B씨가 크레인을 운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이와 관련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씨에 대한 운전자격증 보유 여부 및 경력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자리에선 박 장관이 나서 사고 현장에 도입된 거더공법에 대한 안전성을 다시 한번 살피겠다고 했다. 지난해 5월 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시흥시 시화MTV 서해안 우회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 역시 거더공법을 도입했던 터다. 유사한 공법을 적용했다가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일단 안전규정이 다시 수립되기 전까지 거더공법 적용 건설 현장을 중단하고 해당 공법 적용이 불가피하면 특별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