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폭 지원 스타트업…"미래 모빌리티 충전 허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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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5.05.28 17:17:03

[인터뷰]H충전연구소 이호택 대표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서 분사
'PLC 탑재' 완속 충전기 개발 완료
V2G·전력 연계 겨냥한 플랫폼 도약

[성남=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완속 전기차 충전기에 차량과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모듈인 ‘PLC’를 탑재해 ‘지능형 에너지 허브’로 진화시키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23년 11월 분사한 ‘H충전연구소’다.

이호택 H충전연구소(현대차 분사 스타트업) 대표가 자체 개발한 PLC 기반 완속 전기차 충전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H충전연구소에서 만난 이호택 대표는 “완속 충전기를 기반으로 전력과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10년 후에는 전력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차 플랫폼 등 차량 개발을 주도하던 연구원이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까지 생태계 전반을 연구하던 중 ‘스마트한’ 완속 충전기의 필요성을 느꼈고, PLC 기반 충전기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집이나 회사에서 완속 충전기를 활용해 차량을 충전하려는 전기차 이용자가 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123만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겠다고 했는데 이 중 완속이 108만기에 달한다. 하지만 급속 충전기와 달리 기존 완속 충전기에는 PLC 모듈이 탑재되지 않아 단순히 전기를 흘려보내는 수준에 그쳤다. 서비스 고도화가 어려웠던 이유다.

이 대표는 PLC 기반 스마트 완속 충전기를 통해 이런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말 완제품을 만들어냈다. H충전연구소가 만든 완속 충전기는 PLC를 기반으로 차량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충전 중인 차의 배터리 상태, 온도, 고장 코드 등을 실시간으로 읽어 제어까지 가능하다. 화재 예방부터 플러그앤차지(PnC), 예약 시스템 등 고도화한 완속 충전 서비스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

이호택 H충전연구소 대표가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H충전연구소가 개발한 PLC 기반 2세대 완속 전기차 충전기. (사진=H충전연구소)
소형화·경량화한 자체 개발 모뎀을 임베디드 형식으로 충전기에 탑재해 기존 PLC 모듈 대비 가격을 4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펌웨어와 소프트웨어도 H충전연구소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기술·재무 지원은 빠르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함께 사내 스타트업을 조직한 든든한 팀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최대 3억원의 개발비 지원과 1억원 규모의 초기 지분 투자도 유치했다. 현대차와는 차량 테스트, 충전기와 차량 통신 연동 등에서도 실제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단순한 투자보다 중요한 건 그룹 내 기술조직과의 협업 구조”라며 “현실적인 테스트 환경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술 고도화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H충전연구소의 완속 충전기는 환경부 인증을 완료한 상태로 연내 2000기 이상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충전기를 갖췄는지가 아니라, 충전기 하나가 얼마나 스마트한지가 경쟁력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LC 기반 충전기는 V2G(Vehicle to Grid)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도 기능할 수 있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전력망에 되돌려 보내는 기술로, 향후 10만대 차량이 동시 충방전을 하면 화력발전소 1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전기차가 이동형 에너지 저장 장치로 기능하면서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택 H충전연구소 대표.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H충전연구소의 PLC 기반 완속 충전기를 활용하면 차량과 충전기를 연결해놓기만 해도 자동으로 피크 시간대엔 전력을 판매하고,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충전함으로써 충전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사실상 충전비 없이 차량을 탈 수 있는 시대가 오는 셈이다.

V2G 시대까지 대비한 H충전연구소의 목표는 말 그대로 ‘충전’ 전반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기차 충전뿐만 아니라 지게차 등 상용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모든 모빌리티가 미래에는 전동화로 이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충전은 무조건 성장할 산업인 만큼 이를 모두 아우르는 ‘충전 연구소’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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