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 내 소매점에서 아이폰 등이 예년 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미국 전역의 애플 매장은 아이폰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로 가득차 마치 연말연시 쇼핑 시즌을 연상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블룸버그는 “이러한 단기적인 판매 급증은 애플의 3분기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축적된 재고를 팔고 있어 관세 영향은 다음 분기까지 체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애플 주가가 사흘간 19% 밀리면서 시가총액 6380억달러(약 938조원)가 증발했다.
이는 중국(34%)를 포함해 인도(26%), 베트남(46%) 등 애플 주요 생산 거점에 고율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아이폰을 생산하는 등 공급망에 있어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관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공급망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 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생산 거점을 다각화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이 30~40%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UBS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개별 상호관세가 오는 9일 발효되면 현재 1199달러(약 176만원)에 팔리는 아이폰 고가 모델이 약 30% 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바클레이즈의 팀 롱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 등 주요 기기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당순이익(EPS)이 15% 삭감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주 강세론자’로 분류되는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가장 큰 노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종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보편관세 20%까지 더하면 총 관세율이 54%에 달한다.
그는 애플에 대한 목표가를 종전 대비 75달러 낮춘 2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이번 관세 조치를 “기술 대기업에 완전한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애플이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수년동안 아이폰 프로 모델의 시작 가격을 1000달러(약 147만원)로 유지했다”면서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한다면 그 가격은 아예 성립이 불가능하다. 가격이 너무 올라 상상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