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담만 사용…여학생>남학생
29일 질병관리청에 공개한 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진학한 이후 담배제품별 사용률은 여학생이 △액상형 전자담배(1.54%) △궐련(1.33%) △궐련형 전자담배(0.32%)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1 때 궐련(1.19%)을 액상형 전자담배(0.94%)보다 선호했다. 1년만에 궐련 사용률이 0.14%포인트 늘 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0.6%포인트나 늘었다.
남학생은 고1에서 고2로 올라가며 △궐련(2.12%→5.50%) △액상형 전자담배(1.19%→3.57%) △궐련형 전자담배(0.65%→1.67%) 등으로 2배 이상씩 늘었다.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자 중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 사용 분율은 남학생(17.5%)보다 여학생(51.6%)에서 약 2.9배 더 높았다. 궐련 현재 흡연자의 궐련 단독사용 분율은 남녀 각각 34.7%, 36.6%로 비슷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청소년의 담배제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학생의 경우 기존의 궐련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더 선호하는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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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담배사업법에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니코틴을 주원료로 해야만 ‘담배’로 정의하고 있다. 담배 줄기와 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으로 생산한 제품도 담배로 포함돼 규제 관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화학물질 합성을 통해 인공적으로 제조한 ‘합성니코틴’ 액상전자담배는 10년 넘게 담배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담배사업자로 지정되지 않아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다만 청소년의 경우 여성가족부가 2011년 청소년보호법을 적용,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청소년 판매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접근은 쉬운 상태다. 타인 신분증을 이용해 온라인 인증을 하거나 무인 자판기로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도환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은 “담배사업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합성 니코틴은 담배소매인 지정 허가를 받지 않고도 온라인 쇼핑몰, 성인 인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무인자판기, PC방, 폰 케이스 매장 등 어느 곳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담배를 원하지 않는 불특정 다수와 보호받아야 하는 청소년들에게까지도 무차별적인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궐련형 담배와 달리 메케한 연기가 거의 없는데다 달콤한 가향에 가격까지 일반 담배보다 저렴해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중독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향담배로 담배제품을 처음 시작한 경우는 77.3%나 됐다. 궐련(72.6%)에 비해 액상형 전자담배(86.3%) 또는 궐련형 전자담배(87.4%)의 가향담배로 시작하는 분율이 더 높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금연 시도 경험은 50.2%로, 궐련 흡연자의 금연시도 경험(75.1%)보다 낮았다. 이는 남학생(53.8%)보다 여학생(41.6%)이 더 낮았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30%는 ‘전혀 끊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흡연의 저연령화자 진행 중인 점도 심각하다. 평생담배제품사용경험률은 △초등6, 0.35% △중1, 0.56% △중2, 2.01% △중3, 3.93% △고1, 6.83% △고2, 9.59%로 지난 5년간 9.23%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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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조사는 청소년(초등학생~성인 초기)의 건강행태 변화 및 관련 선행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2019년 당시 전국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패널로 구축해, 10년간(2019~2028년) 추적조사하는 사업이다. 2024년도 조사 결과는 제 1~6차 연도에 모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