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트럼프, 카타르 5600억원 항공기 선물에 “안받으면 바보”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정다슬 기자I 2025.05.13 13:10:37

카타르 보잉 747-8 선물에 "선의의 제스처"
퇴임 후 박물관재단에 기부한다지만 보증없어
14~16일부터 중동순방…트럼프일가 사업과도 이해깊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중동 순방을 위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에서 보잉 747-8 점보 제트기를 받아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겠다며 이같은 제안을 거절할 사람은 “바보”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카타르가 제트기를 기부하는 것을 개인적인 선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ABC 기자의 질문에 “그런 질문을 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것은 단지 선의의 제스쳐”라며 “나는 그런 제안을 절대 거절할 사람이 아니다. 물론 ‘아니요, 우리는 공짜로 아주 비싼 비행기를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바보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정말 선의의 제스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을 골프 게임에서 짧은 퍼팅을 남겨놨을 때 실제 퍼팅을 하지 않고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이른바 골프 용어 컨시드에 비유했다. 그는 “골퍼 샘 스니드가 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 누군가 퍼트(컨시드)를 주면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공을 주워들고 다음 홀로 걸어가면 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멍청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로부터 제트기를 받게 된 데에는 두 대의 에어포스원 계약이 지연되고 비용이 초과된 것이 원인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미국이 “무상지원”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타르와 중동의 일부 이웃 국가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 제스처를 취한 것 같다”며 “우리가 없었다면 그들은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보낸 선물은 자신이 아닌 미국 국방부라고 밝혔다. 또 퇴임 후에 트럼프 대통령 박물관 재단으로 이관돼 자신이 사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그가 퇴임 후 그가 타전 에어포스 원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된 사례와 비교해 설명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보잉 707는 1973년부터 2001년까지 사용돼 항공기 수명이 다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항공기는 여전히 미 공군 소유로 박물관에는 영구 대여 형식으로 전시돼 있다. 반면 현재 사용 13년인 카타르 항공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는 2029년 무렵에도 거의 새 것에 가깝다.

백악관과 법무부는 이번 카타르의 선물이 합법적이라고 판단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그는 140만달러의 수상상금이 ‘사례금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해석에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이번 제트기 기증문제뿐만 아니라 13일부터 16일까지 이뤄지는 중동 순방 역시 공무와 사적 이해가 결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년간 트럼프 브랜드의 주거용 타워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세워졌으며, 지난 4월에는 트럼프 고급 골프 리조트가 공개됐는데 이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와 카타르 장남이 참여했다.

UAE의 한 주(州)정부와 왕실펀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3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카타르와 UAE의 국영펀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6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주요 투자자였다. 지난 2월에는 두바이 정부가 머스크의 보어링 컴퍼니에 11마일(17.7km) 길이의 터널망 건설을 맡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에서는 그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해외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약속을 외국 정부와의 직접적 거래에만 한정하고 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대통령 윤리계획에 따라 외국 정부 고객의 수익을 미국 정부에 넘기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받은 전체 재정적 이득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비판해왔다.

UAE 대통령의 형제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이 운영하는 MGX라는 펀드는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법인이 통제하고 있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이 발행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20억달러 어치를 이용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투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WLF는 이번 거래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됐다.

이번 순방의 가장 첫 번째 나라인 사우디는 백악관 가상자산 책임자 데이비드 삭스와 IBM, 블랙록, 시티그룹, 팔라티어, 퀄컴 등 최고경영자(CEO)와 투자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공화당 전략가 케빈 매든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자리에 있는 사업가”라며 “그는 지지자든 비판자든 상관없이 자신의 이런 성향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 왔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