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상장한 후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승계 방안 중 하나로 점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한화 지분도 22.16%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9.7%에 불과했으나 공개매수로 ㈜한화 지분 5.2%를 추가 취득한 데 이어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7.25%를 인수하면서다. 다만 한화그룹은 이번 상장에 대해 “합병 계획도 없고 승계 자금으로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 확장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화에너지는 몇 년 전부터 몸집을 키우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21년 말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를 역합병하며 현재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큰 ㈜한화와 합병 시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을 여전히 22.65%나 보유하고 있어, 직접 상속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합병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 관계자는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양사가 합병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그룹 계열사 내 지분 교통정리에도 나서며 지분 관계를 간소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 싱가포르 자회사 등 3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 주식(2237만5216주)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사들여 한화오션에 대한 지배력을 기존 23.14%에서 30.44%로 확대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향후 한화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대비한 사전작업으로도 보인다.
통합 지주사 출범 후 인적분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조선·화학·방산·태양광, 김동원 사장은 금융, 김동선 부사장은 호텔 및 요식업 등을 나눠 갖는 식이다. 특히 지주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금산분리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적분할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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