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머큐리는 STX의 사업 전망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보고 당장 엑시트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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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실질적 차입금 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비율은 더욱 심각하다. 현금성자산이 609억원에 불과해 차입금 상환 여력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 비중이 90%를 넘는 STX입장에선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STX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2527억원이다. 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순차입금비율은 228.5%로 적정 기준인 20%를 10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유동비율도 67.3%로 양호하다고 판단되는 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APC머큐리가 STX의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사업 부진에 따른 지속적인 적자 영향이 크다. 영업활동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차입금 상환은 물론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다. 유동성이 부족한 가운데, 막대한 이자비용이 수익성을 갉아먹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STX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기준 29억원, 별도 기준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STX가 올해 1분기에 지출한 이자비용은 10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지출한 이자비용은 765억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PC머큐리의 엑시트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PC머큐리가 STX의 사업성을 높게 평가한 것과는 달리 지속적인 적자와 재무 악화로 기대에 못미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APC머큐리는 블록딜 등을 통해 원금 일부를 회수했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저하된 상황에서는 잔여 지분에 대한 매각이나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STX는 과거 강덕수 전 회장이 이끌던 시절 재계 13위까지 오르는 등 저력을 보였지만 조선업황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산업은행의 관리를 거쳐 지난 2018년 APC머큐리에 인수됐다. APC머큐리에 인수된 이후에는 종합상사로서 트레이딩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