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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지난 13~15일 미국 성인 15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비율은 42%로 집계됐다. 이는 취임 이후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1차 임기 때 같은 기간 동안 5%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른 하락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52%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6%로 집계됐다.
경제가 나빠진 것이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실제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 5명 중 1명이 인플레이션 및 물가에 대한 대응에 불만을 표시했다. 12%는 일자리와 경제 운영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인플레이션 및 물가라고 답한 응답자가 2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일자리 및 경제(13%), 헬스케어(12%), 이민(8%), 세금 및 정부 재정(7%), 기후변화 및 환경(6%) 등의 순이었다.
이달 초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1기 전체 4년보다 현 시점의 경제 상황에 더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인기 하락 이유는 명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민 경제 이슈로 당선됐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경제를 물려받았다. 대통령이 단기적으로 경제를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빠르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수단을 찾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방정부 인력을 대폭 축소하고 농민 지원 프로그램을 삭감해 일부 지지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상황에서 관세 폭탄까지 터뜨린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진단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해 즉흥적으로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하기도 했다. 헌법상 금지에도 3선 도전을 자신한다거나, 그와 가족들이 경제적 이익을 편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일련의 모습에서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핵심 지지층은 여전하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공화당 유권자 가운데 92% 이상이 여전히 호의적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실망해 유입됐던 경합주 유권자들은 쉽게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던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37%포인트 하락했다. 30세 미만에서는 25%포인트 내렸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내년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이 지속될 수 있을지를 좌우하는 중간선거는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1기 중간선거 때에는 지지율이나 경제에 대한 미 국민들의 만족도가 지금보다 더 높았음에도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