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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 요청은 지역별로 △아시아 2억3600만 달러 △미국 1억8600만 달러 △유럽·중동 1억27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계 VC의 비중이 높은 점은 한국 시장과의 지리적·산업적 연계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청사 명단을 보면, 미국의 스텔라 캐피털, 소셜스터디벤처스, 사제파트너스, 아시아계 인시그니아 벤처스, 대만 타이완이아캐피털 등 글로벌 유수 VC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통적인 벤처펀드뿐 아니라 정부의 전략 산업군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세컨더리, 클라이밋테크(Climate Tech) 분야 글로벌 펀드에도 19개 조합이 몰렸다. 해당 펀드들의 목표 결성금액은 약 6조8173억원(49억 달러), 출자요청금액만 2310억원(1억66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정부가 글로벌 트렌드와 연계해 테마형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청사 중에는 에너지 임팩트파트너스, 쇼룩파트너스, 미레에셋차이나, 프루던스자산운용, Jolt Capital 등 테크와 임팩트 분야를 대표하는 플레이어들이 포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해외 LP와의 교류 창구가 거의 전무했다”며 “이번 출자사업이 국내 VC들에게는 해외 LP 네트워크에 첫 발을 들일 기회이자,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도 아시아 신흥시장으로서 한국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국내 VC업계는 해외 출자자와의 계약 구조, 실사 방식 등 실무적 장벽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되, 민간 차원에서의 글로벌 펀드 매니징 노하우 축적도 병행돼야 ‘진짜 글로벌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벤처 시장의 글로벌화는 단순한 자금 유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경을 넘는 LP의 유입은 더 넓은 투자 생태계를 만들고,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실질적인 성과를 논하긴 이르지만, 해외 LP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