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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006400)의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박진 삼성SDI 부사장은 지난 12일 500주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취득 단가는 주당 17만1700원이며, 전체 취득금액은 8585만원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일 김종성 삼성SDI 부사장도 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올해 들어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는 지속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양극재 제조사인 엘앤에프는 이날 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쳐 올 초(7만7500원) 대비 2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배터리 셀 업체인 삼성SDI는 23만9500원에서 16만1800원으로 32.4% 밀렸다.
2차전지주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진 것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실적 악화가 심화한 영향이 컸다. 엘앤에프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140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1분기 영업손실도 4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투자심리를 한층 악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에는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 조치를 확대했다. 그 결과 4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대비 19.6% 감소했다.
아울러 미국 하원 공화당에서 지난 12일(미 현지시간) IRA 세액공제 혜택 축소 및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수정법안이 발의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개정안에는 친환경차 구매자에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기한을 기존 2032년에서 2026년으로 단축하고, 배터리 셀과 모듈 관련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지급 종료 시점을 기존 2032년에서 2031년으로 앞당기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일각에선 공화당 지도부가 모든 IRA 세액공제를 오는 2028년까지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 같은 겹악재에 2차전지주의 주가가 선제적으로 조정되며 임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증권가에선 자동차 관련 관세가 이미 부과되고, IRA 혜택 축소 가능성이 실적 전망치에 일부 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구매 보조금 폐지 및 생산보조금 유지라는 가정하에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며 “AMPC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이산화탄소(CO2) 규제 강화로 전기차 판매 회복세를 보이면서 2차전지주의 반등이 점차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판매 턴어라운드 폭 확대로 배터리 재고 소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올해 2분기부터 유럽발 2차전지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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