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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일본 초장기 국채인 40년물 입찰 성적이 예상보다 나빴다. 전날 일본 재무성이 올해 입찰 물량을 줄일 것이란 보도가 나왔지만, 이날 뚜껑을 열어본 결과 수요 부진이 현실로 나타났다.
28일 일본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이날 5000억엔(약 4조7000억원) 규모 40년물 국채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 결과 응찰률 2.21배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저조했다. 직전 입찰인 3월엔 2.92배의 응찰률을 보였다. 일본 초장기채 역사적 평균인 3보다 낮은 기록이다.
미치야에이지 SBI증권 수석채권 전략가는 “응찰률이 저조했다”면서 “전날 유통시장에서 금리 하락 등 높은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봤다.
일본 국채시장에서 초장기 국채는 매수자 부족과 재정 우려로 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4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인 3.675%를 기록했다. 이날도 40년물 금리가 전장보다 3.1bp(1bp=0.01%포인트) 높은 3.395%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전날은 입찰 규모를 줄인다는 보도에
일본 재무성은 40년물 경매를 연 6회 진행하는데, 올해는 이날 처음 입찰을 진행했다. 다만 투자자 수요 부진을 우려해 올해 입찰 규모를 지난해 7000억엔에서 올해 5000억엔으로 2000억엔 축소했다.
물가 상승 등으로 금리가 오름세인 일본은 국채금리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금리상승을 예고한데다,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소비세 감세 논의가 나오고 있다. 부족해진 사회보장 재원을 적자 국채로 메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국채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초장기채 금리가 크게 출렁일 경우 이에 따른 장기 혹은 중단기 금리 영향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단기 금리를 우선 주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다음 달 16∼17일 예정된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채권 매입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