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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란 소식에 7% 가까이 급등한 영향에 상승 마감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는 지난 14일 2021년 9월 이후 종가 기준 3200선을 넘어선 이후 3주째 3200선을 전후로 제한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일이 내달 1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아직까지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 일본 등 대규모 무역 파트너와의 무역 협상을 잇따라 타결하면서 대미무역에서의 불이익에 대한 불안감과 조속히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더 커지고 있다.
앞서 일본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대폭 낮춰 적용하기로 했으며, 이 방안에는 일본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도 포함됐다. 한국이 내달 1일 이전에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타결짓지 못하거나, 합의에 이르더라도 관세율 등에서 일본이나 EU보다 불리한 협상 결과를 떠안게 될 경우 한국은 수출경쟁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3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의 무역협상 ‘수장’ 격인 베선트 재무장관과 최종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 더해 그간 국내 증시를 밀어 올렸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반대되는 기조의 증세 기조에 대한 우려도 코스피 상승 동력을 약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돼 온 증권거래세율 인상과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방안이 거론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감이 컸던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해서도 여당 내에서 ‘부자감세’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증세 논란, 한미 무역협상 지연 등은 불편한 요인들이지 국내 주식시장의 추세를 바꿀 요인들은 아니다”며 “코스피가 지난 4월 8일 저점 이후 40% 이상 조정없이 오른 만큼 증시 피로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증권 역시 “코스피의 강세장 패턴은 1차 상승 이후 직전 고점 대비 평균 7%의 조정을 받은 뒤 2차 상승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관세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국내 증시가 또 한번의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3200선에서 코스피가 추가 상승 모멘텀을 받기 위해선 기업들의 실적 증가가 필수적으로, 수출 경기에 민감한 국내 기업들의 이익구조상 통상 협상 결과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협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면,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레벨 업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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