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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도 정면돌파..현대제철, '8.5조' 美현지 제철소 건설

하지나 기자I 2025.03.25 16:08:42

8.5조 투자,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현대차·기아에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수입산 25% 관세에 가격경쟁력 우위
자금 조달 변수..자기자본 50% 검토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현대제철이 8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자동차 강판 생산에 특화된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최근 업황 부진 속에서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25일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철소는 직접환원철(DRI; Direct Reduced Iron)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DRP; Direct Reduction Plant, 직접환원철 원료 설비)와 전기로,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설비를 갖춰 원료부터 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다. 현대제철은 이곳에서 주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글로벌 자동차 강판 생산거점으로 미국을 선택한 것은 그룹의 미국 시장 대응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제철이 제철소를 짓는 루이지애나주 인근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그리고 준공을 앞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위치해 있다. 현대제철이 현지에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면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자동차 강판
특히 최근 미국이 모든 수입산 철강재에 대해 25% 일괄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산 철강재에 적용됐던 무관세 쿼터제도 폐지됐다. 현대제철이 현지에서 직접 생산을 시작하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강판은 두자릿수 수익성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알려져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더욱이 미국은 국내 대비 천연가스·전력 등의 에너지 비용이 낮고 물류비 절감도 가능해 원가경쟁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수조원 규모의 투자 자금 조달이 변수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말 현금성 자산이 1조3000억원 수준이며, 단기차입금 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장부가 1조3000억원)이나 현대오일뱅크 지분(장부가 1170억원)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자기자본 50%와 외부차입 50%를 고려 중이며, 현대차그룹 및 기타 투자자와의 지분 출자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해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철강사의 방향성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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