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인 ‘크보빵’(KBO빵)의 아버지 윤민석 SPC삼립 베이커리마케팅실 팀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크보빵 개발의 비밀과 뒷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기획할 때 주목받을 포인트로 야광 띠부실을 생각했는데 소비자가 잘 캐치하지 못한 대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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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석 팀장은 제작 과정에서 벌어진 가장 큰 에피소드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띠부실 인쇄 사고’를 떠올렸다. 윤 팀장은 “띠부씰 인쇄 직전 선수명과 선수 얼굴이 잘못 매칭된 띠부씰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 정말 가슴이 철렁한 적이 있었다”며 “그 이후 띠부씰 선수명과 얼굴이 맞는지 수십 번도 넘게 체크했고 그렇게 계속 보다 보니 선수들에게 내적 친밀이 생겼는지 방송에서 우연히 선수들을 보면 우리팀 선수처럼 반가워진다”고 말했다.
제작 과정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티부씰 대상 선수 선발 과정을 들었다. 그는 “선수 선정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각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이 많다 보니 모든 선수를 넣는 건 구매하는 고객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KBO와 선수협(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과 협의해 구단별 20명으로 제한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선수도 절대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이런 부분은 정말 ‘찐팬만’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회사 사람을 전부 수소문해서 각 구단 팬과 상의해가면서 리스트를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이 안 된 선수들이 아쉬운 팬 분들을 위해 후속 띠부씰 때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 팀장은 크보빵 인기 비결로 ‘프로야구 열기’를 꼽았다. 프로야구는 작년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온 국민이 사랑하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서 크보빵을 출시한 것이 야구 시즌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초반 큰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면서 “특히 야구팬을 중심으로 각 구단 대표 선수 띠부씰을 수집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주요 인기 요인”이라고 봤다. 이어 “사전 기획 단계에서 각 구단별 특징과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최대한 제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야구팬 사이의 띠부실 교환 문화는 회사도 예상하고 기획했다는 후문이다. 윤 팀장은 “기획대로 구단 빵과 띠부씰을 활용한 다양한 놀이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크보빵을 사기 어렵자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종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단종 관련 계획은 아직 없다”며 “야구 시즌이 이제 시작된 만큼 시즌 내내 크보빵으로 야구 시즌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큰 히트 제품을 만든 입장에서 크보빵이 K푸드 미래에 주는 시사점을 집어달라고 요청했다. 윤 팀장은 “놀이 문화 콘텐츠를 담은 크보빵은 단순히 먹는 제품을 넘어서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관점에서 기획했고, 그 의도가 적중했다”며 “소통하는 콘텐츠(제품)만이 롱런할 수 있고 고객에 대한 디테일한 기획이 결국 제품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