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단독]퇴역 장성한테 청소년 노동교육 맡긴 노동교육원장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서대웅 기자I 2025.06.16 17:39:28

전직 7공수특전여단장 등
퇴역군인들이 노동법 교육
고용부, 최현호 원장 감사 착수

(사진=한국고용노동교육원)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국민에 대한 노동인권 등 교육을 위해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최현호(사진) 원장이 전직 해병대 부사령관, 공수부대 여단장 등 퇴역 장성들과 특정 지역의 군사학과 교수들에게 청소년 노동교육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는 최 원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교육원은 올해 ‘고용노동교육 전문위원’ 제도를 신설하고 3월부터 ‘청(소)년 취업활성화 고용노동교육’ 사업에 나섰다. 전문가들을 전문위원으로 위촉해 전국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일하는 청(소)년, 아름다운 사회’, ‘청소년이 알아야 할 노동법’ 강연을 맡기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 출강내역을 확인한 결과, 해병대 부사령관(소장) 출신인 A씨, 제7공수특전여단장(준장) 출신인 B씨,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 C씨와 D씨, 군용 드론전문가 E씨 등 5명이 총 22차례 교육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교육원은 지금까지 25차례 이 교육을 진행했는데, 88%가 군 출신 인사가 담당한 셈이다.

현재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교수인 A씨는 북한학 및 상륙작전개론을 맡고 있고, C씨는 청주대 군사학과에서 북한학과 무기체계론을 담당하고 있다. D씨 역시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로 노동법을 전공하지 않았다. B씨와 E씨의 프로필은 확인되지 않지만 노동법과 무관한 인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고용노동교육원법(제6조)은 노동교육원이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론 노동인권 및 노동자 권리보호 관련 교육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노동교육원은 현재도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고용노동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알아야 할 핵심 노동법’, ‘취업준비를 위한 노동법’, ‘아르바이트를 위한 노동법’, ‘발달장애인 학생을 위한 노동교육’ 등이 핵심 교과목으로, 주로 전국의 공인노무사가 강사로 위촉돼 강연을 맡는다. 노동교육원이 위촉한 외부 강사는 1500여명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전문가 풀이 있는데도 최 원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직후 ‘고용노동교육 전문위원’ 제도 신설을 주문했고, 하반기엔 한시 조직으로 ‘청년취업추진단’을 꾸려 사업을 준비했다. 노동법과 무관한 군 출신 인사들이 전문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최 원장이 별개의 전문가 풀을 구성하면서다.

특히 전문위원은 최 원장이 지명한 전국 8개 권역의 ‘협의회장’ 추천으로 위촉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상욱 노동교육원 청년취업추진단장은 “협의회장이 추천해도 교육원 자체적인 검증 과정을 거쳤다”며 “교육원 내에서 별도 1박 2일 전수교육도 진행했다”고 했다. 노동교육원 한 관계자는 “기존의 전문가단은 주로 노무사나 노동 관련 활동을 해온 사람들로, 노동법을 전공하지 않은 군 출신 인사는 기존 풀엔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1박 2일 교육을 받고 노동법을 가르칠 수 있다고 보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고용부는 최 원장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최 원장은 이밖에도 직원들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 부당한 지시와 모욕적 언사를 일삼았다는 내부 증언과 관련해서도 감사를 진행 중이다. 김부희 고용부 감사관은 “감사가 진행 중으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건 없다”며 “철저하게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