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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체육관에 차려진 '일일 종합병원'…"진료 한번에 보니 좋네요"

김은비 기자I 2025.03.18 16:00:00

경기 포천서 '농촌 왕진버스' 현장 가보니
60세 이상 어르신 350명 대상으로 진료
양·한방 진료부터 치과, 물리치료 등 한번에
올해 대상인원 15만명으로 늘고 진료 항목 다양화

[포천(경기)=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농사일로 허리가 안 좋은데 병원 가려면 버스로 1시간이 넘게 걸려요. 동네에서 이곳저곳 다 진료를 해줘서 너무 편하고 좋네요.”(홍명기, 81세)

18일 경기 포천시 가산면에 위치한 마을 체육관에 ‘일일 종합병원’이 차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부터 지자체 농협 등과 운영하고 있는 ‘농촌 왕진버스’가 이날 포천에 왔기 때문이다. 왕진버스라는 이름과 달리 단순히 진료 버스가 동네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양·한방 진료부터 치과, 물리치료, 검안 등 다양한 진료를 하는 부스들이 체육관 속에 가득 차 있었다. 진료를 위해 서울,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온 의료진도 100여명에 달했다.

18일 경기 포천 소흘읍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포천시, 농협 등이 함께 개최한 ‘농촌 왕진버스’에서 진료를 하는 모습(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전에만 210명 몰려…만족도 높아

눈발이 흩날리는 날씨에도 체육관은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인 인근 지역 60세 이상 어르신들로 아침 일찍부터 북적였다. 오전 9시 30분부터 진료를 시작했는데, 12시 기준 진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은 210명. 이날 예상 진료 인원(350명)의 60%에 달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한 어르신들은 마을에서 단체 버스를 타고 진료를 받으러 오기도 했다. 김현숙(79)씨는 “마을 이장이 버스로 동네 사람들 20명을 데려왔다”며 “골다공증까지 봐줘서 이런 프로그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접수를 한 뒤 진료를 한 번씩 받는데 총 걸리는 시간을 2시간가량. 혹여나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지루하진 않을까, 한켠에는 대기하는 동안 받을 수 있는 미용 및 손 마사지 서비스 부스도 마련돼 있었다.

18일 경기 포천 소흘읍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포천시, 농협 등이 함께 개최한 ‘농촌 왕진버스’에서 진료를 하는 모습(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 대상인원 15만명으로 늘고…서비스 혜택도 다양화

농촌 왕진버스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지난해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총 사업비는 지난해(70억원)보다 33.5% 늘어난 93억 5000만원 편성됐다. 대상인원도 지난해(9만명)보다 약 65% 증가한 15만 명을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기존 서비스에 더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골다공증, 치매검진, 근골격계 질환 관리를 추가하고, 거동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재택 방문진료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홍경희 농식품부 사무관은 “올해 총 91개 의료 취약 시·군에서 농촌 왕진버스를 신청했다. 신청한 지역에는 모두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역시 이날 농촌 왕진버스 진료 현장을 둘러보고, 의료진들과 지역 주민들, 백영현 포천시장, 김용태 국회의원, 지준섭 농협 부회장 등 관계자와 농촌의 의료 여건 개선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송 장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간을 아끼지 않고 농촌 왕진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및 봉사자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농촌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농협이 함께 노력해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농촌 주민들도 어디에 살든 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며 “가가호호 이동장터, 농촌형 교통모델, 보육지원 등 생활 밀착형 민생 정책을 지속 확대해 농촌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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