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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영화관서 B2B 기회 엿보는 삼성·LG

김응열 기자I 2025.05.02 14:02:12

영화 넘어 콘서트·스포츠까지…영화관, 복합문화공간 탈바꿈
B2B 신시장 찾는 삼성·LG…국내외 시네마 LED 시장 공략
"2033년 3.5조원 규모로 성장…시장 선점해 수익성 확보"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점차 저물어가는 영화관 산업에서 오히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시네마 디스플레이 제품을 앞세워 기업간거래(B2B)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를 보는 장소를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초거대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수요가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전자 시네마 LED 스크린 오닉스 신제품. (사진=삼성전자)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B2B 신시장으로 영화관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영화산업박람회 ‘시네마콘 2025’에서 시네마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오닉스’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4K 해상도(4096x2160), 최대 4K 120Hz 프레임 레이트를 지원하며 가로 길이 기준 최대 20미터(m) 크기다.

오닉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극장 전용 시네마 LED 스크린이다. 현재 20여 개국, 100여 개 상영관에 오닉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랑스 파리의 150여년 된 오페라 극장을 영화관으로 리노베이션한 ‘파테 팰리스’에 총 6개 오닉스 스크린을 설치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협업해 엘리멘탈이나 인사이드 아웃2 등 인기 작품을 영화 오닉스 전용 4K HDR 콘텐츠로 변환해 제공하기도 했다.

LG전자도 영화관용 디스플레이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 제품은 ‘LG 미라클래스’다. 지난 2023년 제품을 출시했고 미국을 비롯해 스페인과 프랑스, 대만, 태국 등 약 10개 국가에서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국내 메가박스 영화관에도 시네마 LED를 납품했다.

LG전자 미라클래스. (사진=LG전자)
기존에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영사기는 빛을 쏴 영상을 투영하는 방식인 반면 LED는 자체 발광해 화질과 색채, 밝기 등이 균일하고 주변에 조명이 있어도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빛 굴절이 발생하지 않아 왜곡 현상도 없다. 초기 설치비용이 비싼 만큼 납품업체 입장에선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영화관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는 만큼 시네마 LED 수요가 꾸준하겠느냐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영화관이 영화뿐 아니라 스포츠 중계, 콘서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상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여러 목적으로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들이 이어지고, 프리미엄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영화관의 시네마 LED 수요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VMR(Verified Market Reports)에 따르면 극장용 LED 스크린 시장은 2026~2033년 연평균 9.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33년 시장 규모는 약 25억 달러(약 3조58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관이 생존을 위해 변신에 나서면서 시네마 LED 스크린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며 “영화관용 LED를 공급하는 업체가 아직 많지 않은 만큼 시장을 먼저 확보해 수익을 높이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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