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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20년 전 이곳에 사탕수수밭 일구러 이민 온 내 나라 백성들이 있었다. 나라 잃고 이민 계약이 무효가 된 그들은 뿔뿔이 흩어져 미국 전역으로 스며들었다고 한다. 우리 백성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빅아일랜드 이곳에는 아직도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하와이는 관광지가 아니라 그들에게는 피맺힌 땅일 뿐”이라고만 썼다.
홍 전 시장 지지자 모임 ‘홍사모’, ‘홍사랑’, ‘국민통합찐홍’ 등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남국 국민통합찐홍 회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인 지지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헌법 기구에서 탄핵당한 윤석열이 아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그 당은 정상적인 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이언주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함께 했다.
이 위원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큰 용기를 내주신 데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잣대로 편 갈라 갈등하기보다는, 헌법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생각들이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홍 전 시장의 온라인 소통 채널 ‘청년의꿈’에는 이 후보 지지 선언에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홍 전 시장의 일부 지지자들이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데 대해 “홍 전 시장이 그런 흐름을 단호히 제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혹여 1%라도 이 후보와의 협력 가능성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저는 우리 당의 당원이자 정치적 후배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간절히 말씀드린다”며 “절대 이 후보의 손을 잡으셔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의 달콤한 말에 결코 흔들리지 말라”며 “시장님께서 누구보다 이재명 후보를 잘 아시지 않나”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록 정계를 떠났더라도 여전히 우리당의 상징적인 존재”라며 “이 후보를 막고, 우리가 다시 일어서는 데 힘을 실어주시는 것이야말로 시장님의 명예를 더욱 빛나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단체에 대해 “실체가 불분명한 외곽 조직”이라며 “지지 선언 배경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도 전날 SNS에 “이재명 캠프에 조인(join)한다”고 전했으나 민주당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나라에서 한번 살아봐라”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공교롭게도 홍 전 시장의 글이 올라온 지 2시간여 뒤 이 후보는 SNS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홍준표 선배님의 국가경영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좌우 통합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이 난국에 이념이나 진영이 국익이나 국민 행복보다 중요하겠는가? 어떤 정당을 지지했든 누굴 지지했든 간에,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단일화 갈등 속 경선 과정에서부터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용산과 당 지도부의 공작’이 있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권영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공항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만난 자리에선 “이번 대선판은 이재명 대 이준석 양자구도로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