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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1조 유증' 검토에도…산은, KDB생명 출구전략 여전히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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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5.06.25 19:32:12

매각 지연…KDB생명 ''출구 전략'' 공회전
지급여력 하락…1조 유상증자 추진 방안 검토
후순위채 신용등급도 하향…수익 부진 탓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에 대해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여력(RBC) 비율 회복과 회계제도(K-ICS) 대응 등을 위한 조치로, 경영 안정성 확보가 목적이다. 다만 장기간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출구전략 마련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DB산업은행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KDB생명의 자본 확충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유상증자 방식이나 세부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2023년 말 56.7%에서 올해 3월 말 40.6%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무적 부담은 신용등급 조정에도 반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KDB생명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한기평은 “자본 관리 부담, 보험영업력 저하, 수익성 약화 등이 등급 조정의 주요 요인”이라며 “특히 대주주 변경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보험 영업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KDB생명을 보유 중이다.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사모펀드 및 전략적 투자자(SI) 대상 협의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로 인해 KDB생명은 민영화가 지연된 채 공공기관 소속 보험사라는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

실적과 재무상황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은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34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같은 시점 자산총계는 17조8540억원, 부채총계는 17조9888억원으로 집계됐다. KDB생명은 이 같은 자본잠식은 실제 보험금 지급 여력이나 현금 유동성 부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된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사업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회계기준 대응과 지급여력 개선 등 단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KDB생명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 보험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인 만큼,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책무와 국민적 수용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장기간 보유하게 될 경우 정치적 부담과 함께 정책적 정당성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 자본 확충 외에도 사업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 다각적인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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