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미국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전날 호르무즈해협 봉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루 평균 2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5%를 차지하며,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거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과 직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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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은 해운업계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선박 운영비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의 10~25%에 달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HMM은 지난해 선박 연료비로만 1조4421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원가(7조8086억 원)의 18.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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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선박 운항을 지연시키면서 해상 운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 최근 해상 운임은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이달 초 2200선을 돌파했으며,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1975포인트(p)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란과 이스라엘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거나 확전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고, 완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철강·이차전지 업계는 환율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유가 상승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지금처럼 내수와 수출시장 이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환율 변동성에 이어 공급망 리스크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