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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은 휘몰아치는 낭만적 감성으로 가득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이 협연한다. 피아노와 관현악이 대등하게 음악을 주도하는 교향곡적인 규모와 깊이를 지닌 대작이다. 네 악장의 연주 시간이 약 50분에 이르는 데다 압도적인 피아노 솔로의 감성과 테크닉으로 협연자의 단단한 음량과 체력이 요구되는 곡이다.
키릴 게르스타인은 2001년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자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주 음악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포트라이트 아티스트,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 상주 음악가로 활동했다. 바흐에서 아데스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며 부다페스트에서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 전 버클리에서 최연소로 재즈를 공부했던 팔색조 같은 피아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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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거장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7번은 시벨리우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전통적인 4악장의 교향곡 형식을 벗어나 단악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화려한 기교보다 고요하고 웅대한 자연의 흐름을 음악으로 옮긴 독창적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존 애덤스의 ‘원자 폭탄 박사 교향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존 애덤스는 오페라 ‘원자 폭탄 박사’를 바탕으로 오페라 주인공 오펜하이머의 대표적 아리아인 ‘내 마음을 두드리소서’(Batter My Heart)를 비롯한 오페라의 다양한 장면들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재구성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7번과 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 25분 길이의 단악장으로 재편해 핵무기 개발의 주역이었던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고뇌와 공포, 절망 등 심리적 갈등을 조명하며 이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