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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압박에 따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표적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포함한 여러 시아파 무장 세력 사이에서는 무장 해제를 포함한 조직 개편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시아파 집권 세력과 가까운 정치인 이자트 알샤반다르가 밝혔다.
그는 “이들 민병대는 스스로가 미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의 형태를 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병대 내부에서도 미군의 군사 작전에 휘말릴 경우 피할 수 없는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한 지휘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리에 대한 전쟁 강도를 심각하게 끌어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는 이런 나쁜 시나리오를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민병대는 모술, 안바르 등 주요 지역에서 지휘소를 철수하고, 주둔지를 축소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휘관들은 휴대전화, 차량, 거주지를 자주 바꾸며 미군의 추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 국무부는 로이터에 “이라크 내 민병대는 이란이 아닌 이라크 총사령관의 지휘에 따라야 하며, 정부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라크 당국의 주권적 통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라크 내 민병대는 10여 개의 무장 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5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장거리 미사일과 대공포 등을 갖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최근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도 이스라엘과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상대로 여러 차례 공격을 감행해왔다.
이라크 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자국 내 안보 균형 유지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