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봉재단은 조 시인에 대해 “오랜 기간 공장에서 기계 만드는 일을 해 온 후 설립한 출판사 ‘도서출판 b’를 통해 20여 년간 노동 관련 인문학 양서를 출간, 노동(자)과 사회에 끼친 공로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펴낸 시집 ‘기술자가 등장하는 시간’에서는 기술(자)로 대변되는 노동(자)의 미세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진중함을 남다르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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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시인은 공고를 졸업한 후 20여 년 공장에서 기계 만드는 일을 했다. 1980년대 말 구로공단 지역에서 노동자문학운동을 했고, 1994년 제1회 실천문학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03년 ‘도서출판 b’를 창립해 현재까지 인문학 중심의 출판 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 ‘낡은 기계’, ‘기름美人’, ‘기술자가 등장하는 시간’을 비롯해 편저서 ‘한국대표노동시집’ 등이 있다. ‘천상병시문학상’을 받았다.
조 시인은 “윤기정 선생이 한국문학에서 개척한 프롤레타리아 예술이라는 근원적 효시에 내 문학의 지향점이 꽂혀 있다는 점에서 일말의 통시적 동일성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며 “감사한 마음이 깊지만 수상의 기쁨이나 설렘보다 부끄러움과 민망함이 크다.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위해 모든 걸 걸었던 자의 고뇌로 나의 심란한 이력에 덧칠한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