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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충격' 가늠조차 안된다…실적 전망 포기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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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25.04.30 15:03:49

글로벌 기업들 1분기 실적 발표서 경고음
로이터 "연간 가이던스 철회 기업 40여곳"
트럼프 車관세 완화에도…업계는 이미 충격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발(發) 관세’로 인한 충격에 잇따라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을 철회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워런의 매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관세 불확실성에…연간 실적 전망 철회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이 관세에 따른 비용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를 낮추거나 불확실성에 신뢰할 만한 추정이 어렵다면서 아예 철회한 곳이 40여개사에 달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가량이 수입차이며, 미국산 차량에 들어가는 수천 개의 부품도 멕시코, 캐나다, 한국, 중국 등 해외에서 공급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자동차업계의 관세 충격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관세 완화 등 정책 변경을 고려해 기존 가이던스를 철회하고 실적 발표 관련 콘퍼런스콜을 다음 달 1일로 미뤘다.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승인한 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도 관세를 이유로 올해와 내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볼보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 60% 급감했다며, 19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하칸 사무엘손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혼란까지 더해져 미래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 역시 관세 등으로 올해 이익이 축소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연간 가이던스 제시를 포기했다. 포르쉐는 4~5월 관세로 인한 최소 1억 유로가량의 추가 비용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10.0∼12.0%에서 6.5∼8.5%로 낮추면서 그 이후 영향은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경기침체’ 경고하는 美 기업들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은 소비자 심리 위축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항공업계는 잇따라 연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다른 대형 미국 항공사들과 달리 국내선 여행객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여가 수요 위축이 심각해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밥 조던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경제의 기술적 침체 여부와 상관없이 항공 산업은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도 수요 둔화와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제트블루항공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소비자 신뢰를 약화함에 따라 항공 여행 수요가 악화될 것이라며, 운항 능력을 감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고율 관세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무역 기조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신발 브랜드 스케쳐스를 비롯해 펩시·게토레이·치토스 등 인기 스낵을 제조하는 펩시코, 치약과 주방 세제 등을 제조하는 프록터앤갬블(P&G), 크리넥스 티슈와 하기스 기저귀로 친숙한 킴벌리클라크 등 대표 소비재 대기업들도 최근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거나 철회했다. 데이비드 와인버그 스케쳐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 환경은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경영계획을 세우기조차 어렵다”며, 2~3분기 중 관세 충격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까지 견조한 수요를 보이는 기업들도 트럼프 관세가 미칠 영향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독일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는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도 관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유지했다. 미국 내 인기 SNS 스냅도 이날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2분기 가이던스 제공을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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