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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을 위한 신용등급 평가에서는 스플릿이 발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렌탈의 등급을 ‘AA-(하향검토)’로 평가한 반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A+(안정적)’을 부여했다. 롯데렌탈은 지난 2023년 신용평가사 정기평정 이후 AA-, A+로 등급 불일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스플릿 발생은 조달 금리 산정 기준이 모호해지는 만큼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공모채 발행 시 낮은 등급의 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신용평가는 “최대주주가 PEF로 변경될 경우 그룹 차원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롯데렌탈을 다시 하향검토 대상(Watchlist)에 등록했다.
앞서 올해 3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렌탈의 지분 56.2%(각각 35.0%, 21.2%)를 카리나 트랜스포테이션 그룹(Careena Transportation Group Limited)에 매각하는 계약 체결했다. 해당 회사는 어피니티PE가 이번 거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해당 딜(Deal)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거쳐 오는 7~8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주주 교체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주관사단은 연초처럼 대규모로 꾸렸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이 맡았다. 롯데렌탈은 올해 초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려 모집액을 채우고 증액발행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당시 수요예측에서 1.5년물 700억원, 2년물 1950억원 등의 주문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렌탈이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분 매각 완료 시 발생할 수 있는 조기상환 부담에 대한 대응 현황은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지분 매각이 완료돼 롯데렌탈이 롯데그룹에서 제외될 경우 사채모집위탁계약서 상 지배구조 변경 제한 조항으로 인한 회사채 조기 상환 부담이 내재돼 있다. 한신평은 실제 중도 상환 여부나 규모는 금리 수준 및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오유나 한신평 연구원은 “주식매매거래 종결시 카리나 트랜스포테이션 그룹의 롯데렌탈에 대한 유상증자(약 2119억원) 실시 계획 및 보유 유동성 수준, 렌탈 투자규모 조절 여력 등 감안 시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향후 유동성 확보 현황 및 재조달 규모, 금리 수준 등에 따른 대응현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전반적인 사업 기반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2025년 3월 말 기준 롯데렌탈의 시장 점유율은 20%로 국내 자동차렌탈 시장 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1조원 이상의 렌탈자산 구입 및 B2C 사업비중의 확대기조, 신규 중고차 B2C 시장 진출 전망 등을 감안 시 현 수준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롯데렌탈은 업계 1위의 매우 우수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롯데그룹에서 일부 지분(5%)을 계속적으로 보유한 가운데 롯데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며, 롯데 계열사와 기존의 영업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전반적인 사업기반에 중대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