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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어머니가 당시 ‘(A씨가) 고성을 지르고 (이사를) 갔다’고 하더라”라며 “(피해 아파트에 대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나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작년 11월 초까지 바로 아래층 301호에 살며 B씨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B씨는 남편, 두 아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지난해 추석 방화범 A 씨가 집으로 찾아와 ‘조용히 하라는데 왜 시끄럽게 하냐’고 언성을 높이면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씨에 따르면 당시 고성을 지르는 과정에서 서로 멱살을 잡고 넘어지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고, 두 사람은 경찰에 서로 고소했다.
약 한 달 뒤 양측이 고소를 취하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A 씨가 지속해서 위층을 향해 ‘보복 소음’을 발생시켰다는 게 피해자 가족의 설명이다.
정씨는 “추석 이후 어머니가 혼자 계셔 불안해 애들을 데리고 집에 왔다”며 “밤 12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망치로 위를 두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그게 진동이 느껴졌다”며 “한 번 (아랫집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얘기해봤자 좋은 일도 없고 ‘일단 참자’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어머니는 식당 일을 하셔서 밤에 늦게 와서 밥을 해 드셨다. 그 식기 소리가 얼마나 크겠냐”고 억울함을 표했다.
A씨는 이후로도 계속해서 층간소음 문제를 제기하며 벽을 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정씨는 어머니로부터 “(301호에서) 북이랑 장구 같은 걸 친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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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로 피해를 입은 가구 중 하나인 주민 C씨는 “말도 마요, 여기 공사할 때 쇳덩어리 하나 떨어지면 그렇게 욕을 했다”며 “여기 부근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했다.
화재로 연기를 흡입한 또 다른 이웃은 “새벽 예배를 다녀오는 길에 사람들이 말하면서 지나가면 (A씨가) 창밖으로 욕을 하곤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A씨와 같은 빌라에 살던 남성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일이 있어서 사람들과 서로 마찰이 있긴 했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이날 A씨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범인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포렌식 조사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농약살포기’ 형태의 범행도구와 휘발유 구매 과정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