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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소상공인의 창업과 성장을 위해서는 정확한 신용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며 “전통적인 담보 위주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AI·데이터 기술을 총동원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년 창업자 등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도 성장 가능성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날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 구축 방안도 공개했다. 흩어진 금융·상거래·공공정보를 통합해 창업부터 폐업, 재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소상공인에게 금융비서 역할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창업 시에는 상권분석과 정책자금 추천, 운영 중에는 금리 비교, 영업 부진 시에는 재기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단순 조회·관리 기능을 넘어 정보주체의 지시에 따라 권리행사를 대행하는 ‘마이 AI 에이전트’ 기능까지 포함해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된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 도입방안을 확정하고, 2026년까지 신용정보법 개정 등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편재된 정보를 연결해 소상공인이 최적 시점에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AI 기반의 사업비서 서비스가 자금조달비용 최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용정보원은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인 ‘SCB’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비금융 및 비정형정보까지 포함한 통합정보센터(SDB)를 설립해, 해당 데이터를 표준화된 평가모형으로 분석하고 신용등급을 산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향후 정책금융기관이나 시중은행의 여신 판단에 직접 반영된다.
신현호 토스뱅크 부사장은 “개인사업자는 개인과 법인의 특성이 혼재돼 평가가 어려웠다”며 “SCB 도입은 개인사업자 대출 활성화는 물론, 공급망 금융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이미 8개 기관의 금융·비금융정보를 결합한 소상공인 특화 모델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기존에는 대출이 거절됐던 고객도 여신 승인이나 한도 상향을 받는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소상공인이 토큰증권(STO)을 활용해 투자자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의 자금조달 모델도 소개됐다. 하나증권은 토큰증권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과 소액투자자를 직접 연결하고, 신용정보원이 구축 중인 소상공인 DB를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금융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제도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2020년 데이터 3법 개정 이후 우리는 안전한 데이터 활용 기반을 다져왔고, 이제는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AI와 데이터가 소상공인의 기회가 되고,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되도록 신속하고 꼼꼼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