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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에너지가 인도네시아 법인 청산을 결정한 것은 그동안 성과가 전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성이 없는 인도네시아 법인을 청산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SGC에너지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2013년 설립 이후 단 한 건의 수주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비용만 지출했다. 지난 12년 간 매출 총합도 0에 수렴한다.
그 결과 SGC에너지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회생불능 상태에 놓였다. SGC에너지의 인도네시아 플랜트 건설 사업 진출이 사실상 실패한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발 공급과잉 사태로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점도 청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법인 존속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플랜투 수주 기회를 엿보기에는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의 골이 너무나 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010년대 이후 저렴한 인건비에 힘입어 범용제품 생산 거점으로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현지 수요도 꾸준했던 만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생산 기지 역할을 톡톡해 해왔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은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고, 이 여파로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의 탈 인도네시아 경향도 강해졌다. 당장 롯데케미칼(011170)만 보더라도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일부를 매각한 상태다.
SGC에너지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의 변화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장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사업 확장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네트워크를 가진 사업자를 통한 추가 연계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타깃 국가를 넓혀 해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